삭제본엔 민낯 고스란히…두 얼굴의 스타들 떨고 있다
서인영 욕설 파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시작됐다. 문제의 영상에는 서인영이 욕설을 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게다가 동영상과 함께 공개된 게시글은 더욱 충격적이다. 서인영의 <님과 함께2 최고의 사랑> 하차 배경을 두고 다양한 폭로성 글이 담겨 있는 것. 잦은 일방적 스케줄 변경 요구, 촬영 당일 지각, 비행기 항공권 업그레이드 요구, 해외 촬영 시 고급 호텔 요구 등 서인영의 행태에 대한 강력한 비난의 글이었다.
사진출처=JTBC ‘님과 함께2 최고의 사랑’ 홈페이지
프로그램 제작진이 올린 것으로 알려진 충격적인 동영상과 게시글은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왔고 결국 서인영 측이 공식 사과를 했다. 서인영 측은 “확인 결과 저희 측 불찰이 맞다”며 “공개된 영상은 서인영 씨가 어떤 상대에게 욕설을 한 것이 아니라 본인 감정에 의해 대화 중 격한 표현이 나온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서인영 씨는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대중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욕설 영상 자체에 대해선 일정부분 해명했지만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선 서인영 측도 “불찰이 맞다”고 인정했으며 공식 사과까지 했다. 따라서 촬영 현장에서 서인영의 잘못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유독 서인영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상당수의 연예인이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느냐다.
물론 제작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늘 매너를 잃지 않는 좋은 연예인들도 많다. 그렇지만 스타라는 허울에 도취돼 안하무인 태도를 자주 보이는 연예인들도 분명 존재한다. 유독 서인영의 행동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그의 행태만 폭로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오랜 기간 지상파 예능국 PD로 활동했던 한 방송관계자의 설명이다.
“모든 연예인이 다 그렇다는 얘긴 아니지만 연예인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제작진 입장에선 상당히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소위 말해 싸가지가 없는 연예인들도 많고 평소엔 괜찮지만 어느 순간 예민해져서 스태프를 괴롭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카메라 앞에 서는 직업인 만큼 스트레스가 많고 상황에 따라 예민해지기도 한다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고 제작진이 그런 부분을 맞춰주려 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얼굴인 출연 연예인들의 활약에 생계를 맡길 수밖에 없는 제작진 입장에선 더럽고 치사해도 뭐든 맞춰줄 수밖에 없다. 편집을 끝내 완성된 영상과 실제 촬영 현장 상황과 분위기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은 꽤 오랜 기간 감춰져 왔다. 어찌 됐건 프로그램이 잘돼야 하는 터라 제작진이 참고 넘어가는 선에서 일이 마무리되곤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이태임과 예원의 욕설 갈등이나 최근 서인영 욕설 논란의 경우처럼 프로그램 관계자 가운데 누군가가 편집돼 버린 현장의 이야기를 외부로 공개하는, 이른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직 방송작가는 연예인은 물론이고 제작진 윗선까지 모두가 조심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 도중 불거진 이태임과 예원의 갈등이 담긴 동영상 캡처.
“글이야 누구든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쓸 수 있다. 그런 녹화 현장에서의 연예인 행태를 두고 비난성 글이 온라인에 올라간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문제는 요즘에는 이를 뒷받침할 동영상과 사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영상을 촬영하고 몰래 녹음을 할 수 있다. 이런 방송 제작진의 폭로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예인들이 그런 부분을 감안해 늘 조심해야 한다. 아니 서로 예의를 갖추면 된다. 그건 어차피 옳은 방향 아니겠는가. 더욱 문제는 제작진이다. PD나 메인작가 등도 조심해야 한다. 오히려 그런 말단 제작진의 폭로가 잦아진다면 그 화살의 방향이 출연 연예인보다 제작진 윗선이 될 수도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이런 제작진의 폭로가 방송가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입을 모은다. 카메라 앞에 서는 이들과 뒤에 서는 이들의 구분이 명확한 방송 제작 환경에서 일정 부분 연예인의 갑질로 비춰지는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그런 상황을 참고 넘기지 않는 젊은 스태프들이 방송 현장에 늘어나고 있으며 스마트폰 등을 통해 폭로의 증거를 확보하기도 쉬워진 탓이다. 뭐가 터질지 모르지만 터질 것은 분명히 많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이야기다. 항간에선 이런 부분을 우려해 제작진 윗선에서 화가 나도 그런 행위(폭로)를 하면 프로그램이 아예 문을 닫는다며 스태프들에게 강하게 주의를 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선에선 그런 강한 주의가 오히려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