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떳떳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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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명령 이행을 시작한 김승연 회장. 지난 20일 음성 꽃동네에서 치매노인과 어린이들을 돌봤다. | ||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이 일부러 비밀리에 국내로 들어오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보복폭행 사건으로 언론에 치일대로 치인 김 회장이 언론에 노출을 피하고 싶었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김 회장 귀국 직후 한화 측은 김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선고받은 사회봉사를 곧 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다른 뉴스가 먼저 언론을 장식했다. 지난 17일 김 회장이 자신의 세 아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화 지분 300만 주를 증여한 것.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022억 원어치에 달한다. 부과되는 증여세만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증여가 “떳떳한 대물림”이라며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들의 편법 승계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왔는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것. 하지만 ‘지나친 부정’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김 회장이 귀국하자마자 자신의 아들들에게 재산을 물려준 것에 대해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적잖았다.
김 회장은 세 아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던 날 건설 관련 계열사들인 한화건설, 한화테크앰, 한화앨앤씨 등 3개 회사의 대표직을 사임했다. 물론 자의는 아니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판결을 받은 자가 3개월 이내에 회사를 그만두지 않으면 건설업 면허가 취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함께 한화갤러리아, 드림파마 2개사의 대표이사직만 유지하게 됐다.
한편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은 김 회장은 지난 20일 음성 꽃동네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곳에서 9시간가량 치매노인들과 어린이들을 돌봤다.
김 회장은 이날 “사회봉사를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고 또 봉사명령 기간이 끝난 뒤에도 그룹 봉사단을 통해 사회봉사활동에 나서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