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참에 ‘투잡’ 한번 해볼까?
미디어 정책 총괄 정병국 의원은 몇 차례 있었던 위기의 순간들이 지금에야 에피소드로 기억할 수 있지만 당시엔 피를 말리는 전쟁과도 같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가장 큰 위기는 BBK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 씨의 입국 당시였다고 한다. 정 의원은 그 당시 캠프 내에서 있었던 치열했던 과정을 후일담으로 전했다.
“본 선거운동 기간 전에 정책광고를 할 수가 있었는데 그 당시 김경준 씨의 입국으로 BBK 문제가 극도로 예민해진 시기였다. 그래서 우리가 정책광고를 빙자한 네거티브성 광고를 한번 만들어서 김빼기를 해보자는 논의가 있었다. 김경준 씨가 들어오기 이전에 중앙 일간지 광고 4일치를 김경준 씨 입국 전후로 미리 잡아 놨다. 그러면서도 계속 이것이 맞는 건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 결국은 광고 나가기 하루 전날 준비했던 네거티브성 광고를 모두 취소하고 정책광고로 가자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사교육비 줄이겠다’는 임팩트가 없는 광고를 급조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4일 동안 나가다보니 참 끔찍했다.(웃음) 당시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화제가 됐던 ‘욕쟁이 할머니 광고’는 이명박 후보자도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고민을 하던 중에 한 친구가 그 욕쟁이 할머니 포장마차에 가게 됐다. 그 할머니가 마구 욕을 하시는 것을 보고 이것을 한번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국민의 소리를 통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것이었다. 술집이 콘셉트에 맞지 않아 국밥집으로 장소를 정하고 낙원상가 밑의 국밥집을 헌팅했다. 당선인은 2시간 동안 국밥을 20그릇을 드셨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