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2라운드는 공사판서?
그동안 박 전 회장과 그의 아들 경원 중원 씨는 두산그룹에서 공공연한 ‘왕따’ 신세였다. 그룹경영에서도 철저하게 소외돼 왔다. 지분현황을 봐도 박 전 회장이 ㈜두산 지분 0.42%를 가지고 있을 뿐 두 아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임원 명단도 마찬가지. 두산의 4세들이 그룹 전면에 나서고 5세들마저 지분을 늘려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전 회장이 건설사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박 전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시절에도 건설사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 ‘형제의 난’도 박 전 회장이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분리해 떼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는 후문이다.
두산그룹에서는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대해 “그룹 차원이 아닌 총수 일가의 문제라 잘 알지 못한다”라며 답을 피했다. 규모만 놓고 봤을 때 성지건설을 두산건설에 견주는 것은 아직 일러 보인다. 하지만 같은 건설부문에 몸담고 있는 이상 박 전 회장이 자신의 형제들과 또다시 경쟁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차 형제의 난’은 ‘공사장’에서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