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 포스터
[일요신문] 최정임 타로마스터=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1993)`을 관람한 사람들은 인생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단연히 이 작품을 손꼽는다. 20년이 지난 영화지만 촌스럽지 않고 길지 않은 러닝 타임(101분)에 수많은 메시지와 교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왕자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기상캐스터 필 코너스는 4년째 성촉절(Groundhog‘s Day)을 취재하기 위해 PD인 리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 펑수토니로 간다. 필은 아침 취재를 위해 홀로 고급호텔에 묶는다. 아침 6시 알람소리에 잠을 깬 필은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하루를 보내고 폭설로 인해 하루를 더 묶게 된다.
다음 날 아침 6시 또다시 알람이 울리자 기상하게 되는데 그는 전날의 라디오 내용을 반복해 듣게 된다. 심지어 창밖의 풍경, 만나는 사람 등 모든 것이 어제와 같은 상황이다. 매일매일 무한 반복되는 삶을 살게 된 필. 자살을 하기 위해 기차에 치이고 떨어지고 전기감전도 시도해 보지만 어김없이 다음 날이 되면 그대로 살아서 눈을 뜨게 된다.
10번 타로카드 `운명의 수레바퀴`
타로카드 중 10번은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네 모퉁이에 독수리, 사자, 황소, 사람이 책을 보고 있고 가운데 바퀴가 돌고 있다. 상담 시 이 카드는 무언가 변화의 순간에 나오게 되는데 책을 보고 있다는 것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며 공부가 되지 않았을 경우 바퀴만 반복해 돌게 된다.
필도 매일이 반복되자 처음에는 죽을 생각만 하다가 어느 날부터 얼음을 조각하는 방법이나 피아노를 배우거나 사람들을 도와가며 시간을 쓰게 된다. 매일을 똑같이 보내지만 어느 순간 매일 매일을 소중하게 보낸 필은 펑츄토니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게 되면서 다음 날을 살 수 있게 된다. 필이 준비가 되지 않는 순간에는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됐지만 필이 완성된 순간에는 다음 날로 바뀌게 된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변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나의 관점을 바꾸고 나를 공부하는 일뿐이다. 매일 매일이 똑같고 한해 한해가 똑같다면 그것은 세상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나를 원망할 일이다. 누구에게나 운명의 수레바퀴의 시기는 온다. 다만 반복하느냐 아니면 넘어서느냐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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