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지류 섬강일대 하천부지 2만 6000여 평 불법 점용 허가
여주시가 관련법규를 무시하고 불법점용허가를 내준 강천면 섬강일대 하천부지
[여주=일요신문] 유인선 기자 = 경기 여주시(시장 원경희)가 경작을 이유로 하천점용허가를 불허하고 있는 관련법규를 무시하고 하천부지 2만6000여 평을 일반인에게 점용허가를 내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여주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2015년 3월 주민 H모씨에게 2만 4,000m², 2016년 11월 현직 이장과 강원도 주민 2명 등 3명에게 6만2,000m², 총 8만6,422m²(26,143평)를 5년간 하천점용을 허가했다.
하천법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인 하천에서 경작을 목적으로 하는 점용허가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또는 공공단체에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이러한 관련법규를 무시하고 강천면 부평리 621번지 일대 섬강 하천부지를 단체가 아닌 현직 이장과 주민, 외지인 등 일반인에게 불법으로 경작 목적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해당 하천부지는 30여 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점용허가를 받아 경작을 해왔으나 4대강 사업으로 부지가 편입되면서 지난 2011년 말 점용허가가 취소됐다.
하지만 관련 부지가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되자 여주시가 기존 경작자인 H씨에게 하천부지 일부를 허가하고 나머지 부지는 기존 경작자가 아닌 새로운 신청자에게 허가를 내주었다.
주민들은 “ 그동안 30여 년 간 점용, 경작을 해오던 주민들을 4대강 사업이라는 핑계로 점용허가를 취소했고, 이후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됐음에도 기존 경작자들이 아닌 일반인에게 불법으로 점용허가를 내준 것은 분명 특혜”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한 “ 같은 부지에 신청자가 다수일 경우에는 법에 정한 순위에 따라 허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인에게 허가를 내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천법 시행규칙에는 ①하천공사를 하는 자 ②하천구역에 편입된 토지 소유자 ③홍수관리구역 안의 토지소유자로서 신청부지 인근에 거주하는자 ④신청부지 인근에 거주하는 자를 순위에 따라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주시청 담당자는 “하천법에 의거 일반인에게 하천점용허가를 내줄 수 없는데도 허가를 내준 것은 잘못됐다”고 밝히고 “해당 부지는 하천법에 따라 허가자가 직접 경작하지 않고 대리 경작을 한 것으로 밝혀져 청문을 거쳤고, 빠른 시일 내에 점용허가를 취소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예정이며 개정된 하천법에 따라 앞으로는 일반인에게 일체 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주민 A씨는 “여주시 공무원들이 법규를 잘 몰라 허가를 내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수 만평의 하천부지를 기존 경작자들 대신 외지인 등에게 불법으로 허가를 내 준 사실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하천법 34조와 시행규칙 18조에서도 기득하천사용자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부지에서 제외됐음에도 기득하천사용자에게 점용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은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불러온 황당한 발상”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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