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감사원에서 수차례 지적받고도 검토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안 열려
해방 이후 친일 인사의 ‘공’을 감안해야 하고 훈장 취소에 따른 개인 불이익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 갑/ 안전행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은 행정자치부와 각 부처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이와 같이 밝혔다.
진 의원은 지난해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1006명의 친일행위자 중 61명의 서훈이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61명의 서훈 수여자들 명단에는 독립운동가들을 잔혹하게 고문한 노덕술과 함께 일제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황국신민화 정책을 선전한 김활란, 김성수 같은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진 의원은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2015년 국정감사에서 친일인사 서훈수여 문제를 처음 지적받은 이후 지금까지 서훈 취소를 위한 회의를 단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에 따르면 행자부는 지난 해 3월 각 부처별로 친일인사 서훈 취소를 검토해보라는 공문만 한 차례 보냈을 뿐, 그 이후 각 부처의 검토결과를 취합하거나 이를 토대로 서훈을 취소하기 위한 내부회의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행정자치부가 각 부처의 상훈 수여·취소를 종합 관리하는 실무부처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부의 취소의지가 없다 것.
친일행위자의 서훈취소를 위한 상훈법 개정에 대해서도 정부는 미지근한 입장이다. 서훈 취소는 상훈법에 따라 공적이 허위로 밝혀지거나 조세포탈 등 일정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가능하다.
때문에 상훈취소사유에 친일반민족행위를 추가해야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개인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11월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친일행위와 공적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상훈법 개정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진선미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는 민족에게 치욕을 안긴 범죄이자 배신행위”라고 지적하고 “친일행위자들의 공과 과를 비교해 서훈취소 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그 인식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살리고 친일 청산을 위해서라도 친일행위자들의 서훈을 취소하는 작업이 하루 빨리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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