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 미술관 관장 전격 사퇴 배경 두고 뒷말 ‘무성’
“이재용 구속 여파? 홍라희 관장직 사퇴” 홍라희 삼성미술관 호암미술관 관장=연합뉴스
[일요신문] “이재용 구속 여파?”삼성이 미전실 해체 등 삼성 계열사 체제로 비상 경영에 나선 가운데 홍라희(72) 삼성미술관 관장이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삼성 측은 홍 관장의 사퇴가 일신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후임이 미정일 정도로 전격적이어서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라희 관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구속기소)의 어머니로 크게 알려졌지만, 보유한 주식가치만 국내 8위(2조 원 육박)에 오르는 등 삼성가의 안주인으로 확고한 위치에 있다.
삼성문화재단(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홍라희 관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후임 등 후속조치나 계획도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관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삼성미술관은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총괄부관장으로 있는 홍라영 부관장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관장은 홍 관장의 동생이다.
홍 관장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장녀로 경기여고,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이다. 1967년 이건희 회장과 결혼했으며, 시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경기도 용인에 세운 호암미술관 관장직에 1995년 1월 취임했다.
이어 2004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미술관 리움이 개관하면서 두 미술관의 관장직을 맡았다. 그는 재력과 인맥,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혔다.
“이건희-이재용 없는 삼성에 고민 빠진 홍라희” 홍라희 삼성미술관-호암미술관 관장=연합뉴스
한편, 홍 관장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사태의 여파로 리움 및 호암미술관 관장직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사퇴했다가 3년 만인 2011년 3월 복귀했다. 이번 사퇴가 이 부회장의 구속수감과 삼성그룹 해체에 따른 경영 우려 등에 대한 정신적인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 속에 사퇴 배경을 둘러싼 갖가지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에선 삼성家 안주인으로서 삼성 최대 위기를 다잡기 위해 경영전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홍 관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구조 개편 등에 직접 나서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의 후계 경영 경쟁 여부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 수사 종료에도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등 아버지와 아들 없는 집안 단속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