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시 무단 점유 변상금 부과 부적절”…앞서 퇴거 관련 행정소송에서도 상점에 ‘손’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변상금 부과처분을 무효로, 오세훈 서울시장에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판결문 안에는 서울시의 위법한 행정에 대한 문제점 지적도 담겨 있었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 대표는 서울시 요청으로 2021년 6월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들어가게 됐다. 김 대표는 “서울시 측에서 마을에 손님이 없다고 도움을 부탁했다. 편의시설이 필요하다고 해 분식집 ‘학교앞분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르면 일반입찰에서 2차례 유찰된 경우나,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2가지 조건이 다 해당됐다. 이에 서울시와 수의계약을 했다. 수의계약을 하면 사용허가 갱신신청을 통해 20년 이내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다시 관람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상인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옛날 벽화를 그리고, 이벤트도 열면서 마을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17만 명까지 줄어든 관람객은 2022년 42만 명, 2023년 53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김은주 대표 측은 2024년 5월 학교앞분식 사용허가 갱신신청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용허가 갱신을 거부하고 허가기간 만료일까지 분식집을 퇴거할 것을 통보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녹지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돈의문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이유였다.
서울시 결정에 불응해 김 대표 측은 법원에 갱신 거부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법원 집행정지결정에도 서울시는 2024년 6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총 248일 동안 김 대표의 ‘학교앞분식’이 건물을 무단으로 점유했다며 사용료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 5000만여 원을 부과처분했다. 김 대표 측이 납부기한까지 변상금을 내지 않자 연체료 200만여 원을 추가해, 총 5200만여 원의 체납고지처분을 했다.
이에 김 대표 측은 법원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유재산법은 행정재산 사용허가기간을 5년 이내로 하지만, 수의계약으로 한 사용허가는 기간이 끝나기 전에 범위 내에서 갱신할 수 있다”며 “김 대표 측의 3년간 사용허가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존치하고, 김 대표 측에게 사용허가 갱신을 불허할 만한 위법 사정이 없는 한 음식점 영업을 안정적으로 계속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갱신 거부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결정이 이뤄졌다”며 “그런데도 오 시장은 이를 무시하고 집행정지기간 중에 김 대표 측이 건물을 무단 점유·사용했다고 변상금 부과처분을 강행했다.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므로 처분은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서울시의 위법한 행정에 대한 단서도 언급했다. 판결문엔 “‘신규발급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과 ‘갱신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법적 성질을 달리한다. 후자는 기존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적극적 배제조치’ 성질을 함께 가지기 때문에, 갱신 여부에 관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적시됐다.
김 대표 등은 서울시가 위법한 행정절차를 통해 법적 문제를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대표는 “공유재산에 대한 사용허가를 박탈할 때는 사유를 밝히고 ‘별도 행정처분’을 통지해야 한다. 이어 불복방법을 고지하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하지만 서울시는 기존 사용자들에게 그런 권리를 제공하지 않았다. 오세훈 시장의 이런 ‘꼼수’ 행정이 돈의문박물관마을뿐만 아니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카페와 은평구 상점 등 여러 곳에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한편 오 시장 측은 서울행정법원의 1심 선고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