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PE 인수 후에도 정상화 지연, 새 주인 찾기 시동…면허 가치가 몸값 좌우, 사업성엔 기대와 우려 공존

지난해 7월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 오름프라이빗에쿼티(오름PE)는 시리우스항공 대주주로 올라섰다. 오름PE는 구자권 전 이스타항공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기업 정상화에 나섰다. 오름PE는 내부적으로 지난해까지 화물 항공기를 5대 정도 들여온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구주 인수를 완료한 후 증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상화가 지연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시리우스항공에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은 있다고 한다. 매각가는 자본금 수준인 50억 원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시리우스항공은 보유한 항공기가 없다. 인수를 하더라도 정상 운항을 위해선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현재 직원들도 20~30명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상 유일한 자산인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 가치를 얼마로 인정해줄지가 관건”이라며 “매각가는 최대로 잡아도 자본금 수준인 50억 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4월 부산에 설립된 시리우스항공은 2024년 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화물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다. 운항을 위해선 인력과 정비 체계를 갖춰 국토부로부터 안전운항증명(AOC)을 취득해야 하는데 자금난으로 AOC 취득이 연기됐다. 시리우스항공이 당초 목표로 했던 2024년 6월 취항도 결국 불발됐다. 시리우스항공은 2024년 매출을 기록하지 못했고 7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시리우스항공은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중장거리 노선 중심 화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운송되는 항공화물을 대상으로 환적 화물 수요를 확보하고, 부산항을 기반으로 해상물류와 항공물류를 연계한 복합운송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었다. 운항 첫해 프랑크푸르트·하노이·나리타·칭다오에 취항하고, 운항 4년차까지 로스앤젤레스·시카고·비엔나 등으로 노선을 늘려 15개 노선 주 60회 운항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기간 화물기 1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관건은 시리우스항공이 수요를 가져올 수 있느냐다. 앞서의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화주 입장에선 제시간에 목적지까지 화물이 운송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항공화물은 네트워크 사업이라 신생 항공사가 사업 초기에 화주를 확보하기 쉽지 않고, 화주를 확보하더라도 운항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생기면 화주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김웅이 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 화물사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사업이어서 대형 화주를 확보하지 못하면 화물기를 채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대한항공처럼 여객기 벨리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와 화물전용기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항공사는 인바운드(수입)와 아웃바운드(수출) 화물 수요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화물기만 운영하는 항공사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