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탄생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제도에 관한 철학적 근거 제시
신간서적 <정치혁명>(신봉수 저, 나무발전소)은 이 말이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현실정치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동양과 서양의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서양에서 정치(politics)의 어원은 그리스어인 폴리티카(politika)로서 그 뜻은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공적인 업무”를 말한다. 동양에서의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는 공적인 업무를 바르게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정치권력은 공적인 업무를 바르게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권력을 잡고 행사하기 위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을 정치로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이런 왜곡된 생각은 현대 민주주의가 낳은 역설이다. 국민의 대표를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정치는 말 그대로 적나라한 권력투쟁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공적인 업무를 바르게 하는 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다시 말해 정당한 정치에 국민들은 권위를 부여한다. 그리고 국민들은 자신들이 부여한 정치권위에 대해 자발적으로 복종한다. 권력을 잡고 행사하는 것을 정치로 생각하는 곳에서 정당한 정치권위가 자랄 수는 없다. 정당한 정치권위를 만드는 첩경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국민들의 참여를 막았던 낡은 제도들을 철폐하고,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들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서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는 주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촛불혁명은 국민주권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류가 무리지어 살아오며 정치라는 제도를 위해 어떤 논쟁이 있었고 또 어떤 댓가를 치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공감대와 학습효과가 새로운 제도로 이어질 수 있는 길로 나아가는데 <정치혁명>은 요긴한 참고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