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배터리 안전 검토 대상…반면 디자인·프로세서 등 돋보여
① 빅스비
삼성전자가 내세운 갤럭시S8 차별화 요소는 세로로 길어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음성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다. 그 중 세로로 길어진 디스플레이는 LG ‘G6’가 이미 김을 빼놨다. 결국 남은 것은 ‘빅스비’뿐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OS에 최적화된 ‘구글 어시스턴트’ 대신 ‘빅스비’를 독자 탑재하기로 한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
머신러닝 기반의 AI 인공지능은 시간이 지나야 더 성능이 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빅스비 역시 ‘나이를 먹어야’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삼성전자가 기본 탑재 애플리케이션(앱) 이외에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앱에서도 빅스비를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업계 용어로 생태계 조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독자적인 생태계 조성에 성공한 적이 없다.
② 카메라
하드웨어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듀얼 렌즈 대신 싱글 렌즈 카메라를 선택했다. 단순히 듀얼 렌즈 카메라뿐만이 아니다. 이번 갤럭시S8 발표에서 카메라에 할애된 시간은 그야말로 눈 깜짝 할 정도로 짧았다. 얼마나 성능이 향상된 것인지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도 없었다. 여전히 카메라 성능은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③ 가격
가격은 삼성전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적어도 삼성전자 경영진은 우리가 애플보다 더 싸게 팔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갤럭시S8에서는 더욱 그렇다. 64GB(기가바이트) 저장 용량 기준 갤럭시S8의 출고가는 93만 5000원, 갤럭시S8 ‘플러스’는 99만 원이다. 갤럭시S8 플러스 128GB는 115만 5000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는 데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쓰는 것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의문이다.
④ 아이폰
갤럭시S8은 여러 측면에서 현존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지만 아이폰 사용자가 운영체제를 갈아탈 정도의 획기적인 차별화 요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아이폰이 10주년을 맞는 해다. 디자인은 그대로 둔 ‘7S’가 될지 아니면 전면 개편된 ‘8’이 될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애플이 뭔가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그간 통계보다 더 적은 폭발 사고가 보고돼도 소비자는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⑤ 배터리
삼성전자가 갤럭시S8 발표에서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대목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에서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 회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삼성전자에게 더 이상 만회하기 힘든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이다. 당장 급하지 않으면 좀 더 지켜보고 구매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 안전 문제는 아무리 조심해도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 갤럭시S8을 당장 사야 하는 5가지 이유
삼성전자는 지난 수개월간 상상도 못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흔들림 없이 갤럭시S8을 완성해냈다.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시점에 제품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갤럭시S 시리즈가 꾸준히 잘 팔리는 이유는 결정적인 흠을 잡기 어려운 삼성전자 특유의 완성도에 있다. 지금부터 갤럭시S8을 사야할 다섯 가지 이유를 짚어본다.
① 디자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테두리를 곡면 처리하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지도 벌써 3년이 흘렀다.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디자인은 계속 다듬어졌고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결합하면서 역대 최고의 디자인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개인 취향의 문제지만 디자인만큼은 아이폰과 경쟁에서 앞섰다는 평까지 나온다. 색상 역시 5가지를 동시에 선보이며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향후 마케팅 용도로 추가될 신규 색상까지 감안하면 선택지는 더 많아진다.
제품 전면에서 삼성 브랜드 로고를 삭제한 것은 디자인 완성도에 있어 화룡점정과 같은 조치라는 평가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② 로고
디자인의 연장선상에 있는 특징이지만 별도로 언급하고 싶을 정도로 획기적인 부분이다. 드디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전면에 있는 삼성(SAMSUNG) 브랜드 로고를 지웠다. 화면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이로 인해 디자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감상할 경우 보통 가로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로고가 없어 몰입도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③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10nm(나노미터) 기반의 옥타코어(8개) 프로세서가 탑재됐다고 밝혔지만, 그것이 퀄컴 ‘스냅드래곤 835’와 ‘엑시노스 8895’임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아무리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평준화 됐다고 해도 더 좋은 스마트폰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가장 결정적인 매력 포인트다. 가장 최신 통신 규격을 지원하며 전력 소모는 줄어들고 배터리 충전은 더 빨리된다. 갤럭시S8은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현존 유일의 스마트폰이다.
삼성 덱스는 스마트폰을 생산성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④ 삼성 덱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로 출력해주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주는 보조기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삼성 덱스는 다르다. 연결되는 순간 큰 화면에 맞게 모든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된다. 예를 들어 사용하는 앱이 태블릿용 화면을 지원한다면 자동으로 화면을 전환해 준다. 잘만 활용하면 노트북 없이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이미지 작업을 하거나 간편하게 TV나 모니터에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⑤ 보안 인증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아이폰에 비해 운영체제 특성상 더 높은 보안 수준이 요구된다. 갤럭시S8은 세 가지 생체보안 인증 기술을 제공한다. 지문은 기본, 노트7에서 이어받은 홍채 인식에 이어 새롭게 안면 인식까지 탑재됐다. 이미 갤럭시 노트7을 통해 홍채 인식 정확도나 인식 속도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황. 여기에 안면 인식까지 더해져 인증 과정은 더욱 간편하고 단단해졌다. 드디어 삼성전자와 갤럭시S8이 진짜 주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봉성창 비즈한국 기자 bong@bizhankook.com
※이 기사는 축약본으로, 비즈한국 홈페이지(‘갤럭시S8’을 당장 사지 말아야 할 이유 5가지, 혹은 그 반대)에 가시면 더욱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