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1문1답 포함] “묵묵하던 아버지가 좋은 일을…폐지 줍는 노인 기초수급 입법 준비 중”
사진 출처= 박주민 의원 페이스북
최근 온라인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박 의원의 부모는 동네에서 폐지를 줍는다. 하지만 폐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 실제 폐지줍기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들께 드린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노인들은 선물 등으로 보답하는데, 이를 거절하지 못한 부모님은 돼지고기 등을 다시 선물로 준다는 것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이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요. 청와대로 보내버려야 할 듯” “거지갑에 인성갑까지” 라고 극찬했다.
박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산행을 다녀오시면 폐지를 잔뜩 주워오시곤 했는데 (그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됐다”며 “2~3년 동안 묵묵히 봉사를 해오셨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부모님께서 이사를 가시는 바람에 폐지를 줍던 어르신들께서 서운해 한다”며 “그때는 어르신들이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에) 배 한 상자와 담배 등 선물을 놓고 가셨는데 아버지도 돼지고기를 사서 또 선물로 드리곤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위해 법안을 발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도와드리고 싶어도 그 분들이 다른 경로로 이미 도움을 받고 있다면 기초 수급이 안 되는데, 이를 보완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르신들이 끄는 수레에 광고를 부착하고, 광고 수입의 일부를 어르신들께 돌려드리는 제도를 지금 은평구청과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은 박주민 의원과의 1문 1답.
- 온라인에 올라온 글의 내용은 사실인가.
▲ 일부는 사실이다. 부모님께서 작년 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셨다. 이 사연은 그때의 그 동네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 모두 이런 봉사를 해오셨나.
▲ 아버지가 주로 하셨다. 매일 산행을 하시는데, 다녀오시면 폐지를 잔뜩 주워오시곤 했다. 당시에는 왜 그런 일을 하시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됐다. 묵묵하게 2~3년을 봉사하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주로 교회에서 자원봉사하곤 하셨다.
- 아버지는 평소 어떤 성격인가.
▲ 아버지는 무뚝뚝하신 분이다. 어느 날 동네에서 폐지를 주우시는 할머니께서 아버지에게 배 한 박스와 담배 한 보루를 선물로 놓고 가셨다고 한다. 안 받으려고 했는데 놓고갔다고 하시던데, 이걸 받은 아버지가 할머니께 다시 돼지고기를 사서 선물로 드렸다고 한다. 당시 이 얘기를 듣고 놀랐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그런 일을….
- 다른 곳으로 이사갔을 때 그 어르신들 반응은 어땠나.
▲ 다른 동네로 이사가는 바람에 폐지 주우시던 어르신들께서 서운해했다고 한다.
- 아버지께서 폐지를 주우시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나 오해가 생긴 적이 있나.
▲ 동네 주민분들이 아버지보고 폐지 줍는 노인이라길래 아버지에게 제가 되물어본 적은 있다.
- 봉사하며 살아오신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 어제가 아빠 생신이어서 부모님과 만났는데 오랜만에 보내서 좋았다. 얼마 전 어머니 생신을 까먹었는데 너무 바빠서 인사를 못 했다. 죄송하다. 아버지는 무릎이 좋지 않아 걷기 힘드신데 (걱정이이다.)
-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폐지를 주우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 안 그래도 입법을 준비 중이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도와드리고 싶어도 그 분들이 다른 경로로 이미 도움을 받고 있다면 기초생활 수급이 안 된다고 한다. 이를 보완하는 입법을 할 예정이다. 또, 어르신들이 끄는 수레에 광고를 부착하고 그 수입의 일부를 어르신들께 돌려드리는 제도를 지금 은평구청과 논의 중이다.
사진 출처 = 박주민 의원 제공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