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여행객 감소에 대기업 투자 의존 가능성 높아질 전망
한화그룹이 저가항공사인 K에어항공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사옥 전경=연합뉴스
[일요신문] 한화그룹이 저가항공사(LCC) 시장에 뛰어들었다. 방산업체에 이어 항공산업까지 진출 범위를 넓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최순실 사태로 침체된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행보에 경쟁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와 업계에 따르면,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K에어항공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투자 규모를 총 16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정확한 투자금액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일반적인 지분투자일 뿐 한화테크원과 기술협약이나 K에어항공 운영에 관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한화그룹의 항공 및 여행사업 진출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에어항공은 충북 청주에 기반을 둔 신생 LCC로 지난달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와 A320 항공기 8대에 관한 주문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K에어항공은 앞으로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동북아 지역을 잇는 국제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충북과 중국, 대만, 일본을 잇는 저비용 항공 사업 모델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한화테크윈은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을 쌓아 왔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한화가 LCC 시장 진입을 통해 한진그룹(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어부산, 에어서울) 등과 경쟁 체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LCC는 지난 2005년 한성항공(티웨이항공)의 청주-제주 운항을 시작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이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한화가 투자하기로 한 케이에어항공(청주공항)과 플라이양양(양양공항) 등 최근에는 지방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저가항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두 곳 모두 저가항공사로서 사업 허가를 받게 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업체 6곳을 포함해 모두 8곳의 저가항공사가 운항을 하게 된다.
최근 여행소비자들의 구매인식이 대형항공사보다 실속형인 저가항공사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저가항공사의 주요 국제 운항선인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인 점을 들어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따른 중국 이용객 감소 등을 포함해 대기업들의 저가항공사 경영비중 증가 등 과열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사업의 경우 제조업과는 달리 현금 유동성이 좋지만, 사업 초기 자금 확보를 위해 가격인하 등 업체간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면서 “이는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