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강장리 주민 “공장이 식수원 위협” 신설 반대, 아산시·지역농협 “법적 문제 없어”
공장신설 지역 인근 주민들은 공장이 마을의 취수시설과 근접해 생존권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 지역을 ‘친환경 청정마을’로 육성하는 아산시의 시정방향과 배치된다며 공장설립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업시행자인 송악 농협과 공장 신설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설립허가를 승인받은 사항이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주민 간 갈등은 격화돼 행정심판까지 이르렀으며 살을 부대끼고 살던 마을 주민들의 반목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 “청정마을에 공장이 웬 말” 지역주민 발끈
17일 아산시 등에 따르면 아산시 송악면의 송악농협은 지난해 11월 아산시로부터 육골즙과 건생녹용등 건강보조용 액화식품을 제조하는 공장 설립 승인을 받았다.
이 공장은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 287번지 등 4필지에 1만485㎡(3172평, 제조 989㎡·부대 792㎡)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사실 이 공장은 송악면의 역촌리에서 송악면에서 생산된 녹용을 이용해 1차 가공품을 제조하는 공장으로, 해썹(HACCP) 인증을 받기위해 강장리로 이전하게 됐다.
공장 이전부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로 구성된 ‘송악농협 강장리육골즙 가공공장 설립반대 대책위원회(대책위)’은 공장으로 인한 식수 오염과 물 부족 현상을 이유로 공장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공장부지 인근 1㎞ 내 강장1리, 강장2리, 예꽃재, 수곡2리 등 4개 마을에 217가구 529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지역 주민이 사용하는 취수시설이 공장부지와 720m 떨어져 있다.
대책위는 공장이 들어설 경우 식수원인 지하수 수질이 오염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공장이 사용할 공업용수가 20t에 가까워 자칫 농업용수 부족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이처럼 마을 주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임에도 시가 설립허가를 내 준 뒤 한 달이나 지난 2016년 12월이 돼서야 주민 총회를 통해 알게됐다”며 시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더구나 이 지역은 시가 역점 육성 중인 ‘친환경 마을’로, 시가 공장 설립을 허가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 관계자는 “마을 입구에도 친환경 청정마을이라고 버젓이 써있는데도 공장허가를 내준 것을 보면 아산시의 부서간 협치가 안되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 아산시·송악 농협 “법적 문제 없어”
송악농협 조합원과 공장설립을 찬성하는 송악면 주민들은 지난 10일 충남도청에서 “공장설립은 정당하다”며 맞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역 고용창출과 조합원 수익창출을 위해 육골즙 공장설립을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대 주민의 주장과는 달리 지하수1일 사용량은 9.4t에 불과하다”고 맞받아 쳤다.
송악농협도 이 공장은 마을 주민들의 사슴농장에서 생산된 녹용 등을 가공하는 공장으로, 마을의 소득증대를 위한 사업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장 설립허가를 받았다.
아산시는 공장 설립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산시 허가담당관실 관계자는 “이 지역은 시의 생산관리지역으로 농수산물의 1차가공은 가능한 곳”이라며 “이곳이 친환경소재지라 하더라도 법적 제한이 없다면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주민설명회는 의무규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농협조합원들과 주민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하려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고 난처하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 대책위, 충남도에 행정심판 제기했지만 ‘기각’
대책위는 지난 2월 충남도에 강정리 육골즙 가공공장 설립승인 취소 청구행정 심판을 제기했으며 충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이달 10일 이를 기각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취수법 상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 1km이내 공장설립을 불가하나 대책위가 주장한 취수시설은 마을상수도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각 소식을 접한 마을 사람들은 기운이 빠졌다.
마을의 한 주민은 “친환경 마을이라고 해서 강장리에 이사온지 2년”이라면서 “법적 문제만 없으면 아산시의 ‘언행불일치’는 괜찮다는 것이냐”라며 분노했다.
김경한 대책위원장은 “아직 주문서가 오지 않았다. 주문서를 받고 나서 추후 행동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의 힘으로는 소송까지 가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시에서 농협과의 협상안을 가져온다면 그것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편,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오는 21일 오후 7시 송악면사무소 회의실에서 대책위 소속 주민, 아산시, 시의원, 송악농협 등과 함께 ‘강장리 육골즙 가공공장 설립 관련 환경문제 진단 주민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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