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석’ 전병헌·조국·윤영찬 빈자리 꿰차…김진표 송영길 박범계 등이 신주류로 부상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단
퇴장 선언의 시작은 이 전 수석이 끊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 “마침내 자유를 찾았다”며 “마침내 정권교체가 되고 제가 존경하는 노변(노무현 전 대통령), 문변(문재인 대통령) 두 분이 대통령이 됐다. 살아오면서 이만한 명예가 어디 있겠나. 영광”이라고 밝혔다.
삼철 비선실세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전 수석은 “삼철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정치적 반대자들은 삼철을 공격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증폭시켰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괜찮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라고 적었다.
양 전 비서관도 5월 16일 기자 및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라며 “우리는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간청했다.
양 전 비서관은 세 차례나 문 대통령에게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캠프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여론조사 1위로 올라 선 올해 1월 초부터 양 전 비서관이 2선 후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애초 양 전 비서관은 청와대 내각 명단에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문재인 캠프의 아이디어맨이자, 막후 조력자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양 전 비서관 손을 잡지 않았다. 친문계 인사는 “문 대통령이 측근 정치에 대한 결벽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선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 호위무사로 통했던 최 전 의원도 5월 16일 “인재도 넘치니 비켜 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2선 후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문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의 숨겨진 조직인 국민의나라위원회 핵심 멤버였다. 이 위원회는 문 대통령 당선 직전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준비 작업을 수행했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 체제였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시절 사무총장에 임명됐다가,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수용한 뒤 한 달 만에 직에서 물러났다.
떠난 삼철의 자리는 신문계가 차지했다. 3수석인 ‘전병헌·조국·윤영찬’ 등이 대표적이다. 선대위 시절 문 대통령을 보좌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송영길 박범계 박남춘 기동민 의원, 강기정 전 의원 등도 신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원조 친문계가 영원한 퇴장을 선택할 가능성은 적다. 2018년 지방선거 전후로 펼쳐질 문재인 정부 2기에 호위무사로 등판할 수도 있다. 원조 친문계와 신주류의 힘겨루기는 이때를 시작으로,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 국면 등 총 세 차례의 정치적 변곡점마다 운명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