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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국방위원장 | ||
우선 김정일의 측근으로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이 11월29일 만성심부전증이 악화되어 치료차 중국에 갔다. 조명록은 북한 내에서 세 번째로 중요한 인물에 해당된다.
또한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작전부장 오극렬의 장남 오세욱이 미국에 망명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24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를 통해 밝혔듯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이자 사실상 ‘넘버투’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숙청됐다.
장성택의 실각 얘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의 한 군사평론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자강도에서 김정일을 수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장성택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같은 시기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국회에서 ‘지금 김정일이 쓰러진다면 권력을 쥐게 되는 것은 장성택’이라고 증언한 것에 김정일이 위협을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북한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북한에서도 일부 간부만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장성택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 한 탈북 외교관에 따르면 장성택은 김정일의 처남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누구보다 의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장성택은 김정일이 여는 ‘비밀 파티’에서 이른바 ‘연회 부장’ 역할을 맡았다. 이 파티는 최고 간부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직접 김정일의 하명을 받을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그 파티를 책임졌던 장성택은 김정일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파티가 오히려 그에게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높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씨는 “90년대 중반, 파티 자리에서 김정일이 장성택에게 금속으로 된 냅킨 링을 던진 적이 있었다. 자신이 최측근이라는 자신감에 술기운이 더해져 김정일에게 직언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장성택이 술자리에서 실수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라고. 일본인 저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2월에 장성택 측근의 딸이 결혼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장성택 그룹이 결혼을 취소하라는 등 소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 일이 김정일의 심기를 상하게 하여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실각설이 나오게 된 계기도 이 일 때문”이라는 것. 장성택은 술로 인해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여 궁지에 몰린 것이 아닐까.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붕괴된 직후인 90년대 초 김정일이 인민들의 봉기를 두려워했다는 증언을 소개하고 있다. 루마니아 대통령의 처형 비디오를 보면서 “인민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중얼거렸다는 것.
북한 내의 불온한 움직임에 부채질이라도 하듯 미 상원은 ‘북한인권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에 따라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단체나 탈북자 지원단체 등은 북한 내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활동할 수 있다. 만일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원조가 끊기게 된다. 김정일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