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백석대학교가 지난 2008년 2월 교지로 매입한 천안 성거읍 석교리 일대 땅의 토지대장.
8일 천안 백석대학교 등에 따르면 백석대는 지난 2008년 2월 천안 서북구 성거읍 석교리 일대 자연녹지 2만3652㎡(약 7154평)를 교지로 구입했다.
당시 개별공시지가를 적용하면 56억 7648만 원 상당이다. 현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면 69억 7734만 원 대이다.
교지는 학교 건물, 운동장, 실험실습지, 기타 설비 등 교육활동에 사용되는 교육용 토지다.
그러나 현재 이곳은 교육시설은 커녕, 이 전에 유리가공 업체가 사용했던 폐 공장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백석대 관계자는 “그 곳은 교육시설을 설립하기 위해 매입한 땅이다. 계획상 주변 땅까지 매입해야만 했는데 종중 땅이 섞여있어 매매가 안돼 원 계획이 실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수십 억 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가 목적을 잃은 채 10년 간 방치된 것이다.
백석대의 지난 2010년 교지확보율은 법정기준을 초과한 298.8%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토지매입비로 313억 3800만 원을 추가 사용했다. 이로인해 2013년 교지확보율은 318.5%를 기록했다.
문제는 교지는 교비회계로 매입된다는 것이다.
교비회계는 입학금과 수업료, 학생의 실험실습에서 생기는 생산품 판매대금, 기타 학교 법인의 수입 등으로 조성된다. 대부분 학생이 내는 등록금에서 발생한다.
교비회계가 학생의 장학금, 보건체육비 등 학생 복지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십 억을 10년 간 묵혀둘 땅에 묻어뒀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별다른 계획없는 교지는 투기 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교지는 학교의 재산으로 포함된다”며 “교비로 매입된 교육용 용지가 일정기간 활용되지 않고 제 용도로 안 쓰이면 땅 투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연구소는 교육여건, 교육재정, 교육정책 등 대학교육의 실태를 실증적으로 분석·연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이에 대해 백석대 총무처 관계자는 “백석문화대 스포츠레저학부를 위한 스포츠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계획상 주변 땅까지 매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종중 땅이 섞여있어 매매가 안돼 원 계획이 실행되지 않았다”며 “계획 실행이 여의치 않아 교육부로부터 지난 2013년 2월에 46만8167㎡을 위치변경 승인을 얻었으며 2017년 2월 다시 19만8379㎡로 축소해 위치변경 승인을 얻었다. 2020년까지 학교시설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 규모가 반 이상 축소됐으니 시설계획도 변경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스포츠시설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을 설립할 지는 아직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부지 19만 8379㎡는 다 매입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매입이 되지 않았다. 여전히 종중 땅이 섞여있어 매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시설 건립의 불투명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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