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냉해를 극복할 수 있는 경로와 기작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
경상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정우식 교수
[경남=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정우식 교수팀은 분자생물학 및 생화학적 실험 기법,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식물의 냉해 내성을 유도하는 유전자들의 발현 조절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식물의 냉해에 의해 활성화되는 마이토젠 활성 단백질 키나아제가 냉해 내성 억제자인 MYB15를 인산화해 MYB15의 전사억제 기능을 불활성화시켜 냉해 내성 유전자들의 발현을 유도한다는 것을 구명했다.
이 연구는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시스템합성농생명공학사업단(단장 이상열 경상대학교 교수)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자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IF 9.2) 5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저널은 7월 초에 인쇄 출판될 예정이다.
급격한 인구 증가, 도시화에 의한 경작지 감소, 온난화와 이상 기후 등에 의한 식량 생산량 감소로 가까운 미래에 식량 안보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돼 식물 생산성 향상이 농업 분야의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됐다.
특히, 식물의 특성상 외부 환경 스트레스에 의해 식물의 생산성이 크게 좌우되므로 외부 환경 스트레스에 의한 조절 메커니즘 규명은 중요한 이슈다.
정우식 교수팀은 식물의 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외부 환경 스트레스 가운데 냉해에 대해 식물이 어떠한 조절 메커니즘을 통해 내성을 유도하는지를 연구했다. 리를 위해 식물 유전자 연구의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이용하여 이를 규명하고자 했다.
애기장대에는 반대되는 기능을 하는 두 가지 조절인자가 냉해 내성에 관여한다. 즉, 냉해 내성 활성인자인 ICE1과 억제인자인 MYB15가 정교하게 냉해 내성 유전자를 조절한다.
냉해 내성 유전자들의 발현을 유도하는 활성인자인 ICE1의 경우 많은 연구를 통해 조절 메커니즘이 비교적 잘 밝혀져 있다. 반면에, 냉해 내성 유전자들의 발현 억제인자인 MYB15의 조절기작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에서 인산화에 의한 냉해 내성 조절인자인 MYB15의 분자 수준에서의 조절 메커니즘을 분자생물학 및 생화학적 방법을 통해 최초로 구명했고, 이러한 연구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한 것이다.
식물의 냉해 내성 조절 유전자들의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은 냉해에 의한 식물의 생장과 생산성의 감소를 극복할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냉해 내성 작물 개발의 원천 기술과 유전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냉해 내성 억제인자인 MYB15를 분자생물학적 혹은 유전체 교정 기술로 돌연변이화하여 작물에 적용, 향상된 냉해 내성을 가지는 식물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우식 교수는 “이 원천기술을 잘 활용하면 향후 겨울철 시설 채소, 화훼 생산 원가 절감으로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작물의 경작 북방한계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우식 교수는 경상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수를 한 후 2002년부터 경상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식물의 MAP 인산화효소(MAP kinase) 신호전달 경로 ▲옥신에 의한 식물 생장 발달 신호 전달 경로 ▲식물의 생물학적ㆍ비생물학적 재해 내성 신호 전달 경로 ▲환경재해 신호 전달 경로와 식물 생장 발달 신호의 교차조절 경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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