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에 열도 올인
일본의 유행정보지
어른놀이 하자 / 직업체험공원
2006년 10월에 개장하는 ‘키자니아재팬(Kidzania Japan)’은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직업을 경험해본다는 컨셉트로 만들어진 체험형 테마파크. 어린이한테 알맞은 사이즈로 축소된 거리에는 소방서 병원 레스토랑 신문사 등 50종류의 소형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내부 인테리어나 설비는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져 어린이들이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테마파크에서 어린이들은 우선 ‘직업’을 갖기 전에 우선 그 일에 관련된 이야기나 규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된다. 그리고 지시에 따라 각자 맡은 일을 하게 된다. 신문사에서는 기자가 되어 실제로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취재해 기사를 쓴다. 병원에서는 인형을 사용하여 수술을 하고, 소방관은 화재를 진압하는 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렇게 일을 한 대가로 아이들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이곳에서 통용되는 화폐단위는 ‘엔’이 아닌 ‘키조’. 이 돈으로 테마파크 내의 가게에서 물건을 사거나 저축을 할 수 있다. 물론 돈이 다 떨어지면 다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이렇듯 ‘어른놀이’를 할 수 있는 테마파크가 기존의 박물관이나 전시회 견학과 같은 과외 활동을 대체하는 학습과 놀이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 일찍부터 직업의식을 심어주려는 부모들에겐 귀가 솔깃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관련 사이트 www.kidzania.jp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비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염이 없는 사람이라도 자고 일어났을 때 코가 막히거나 목이 건조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겨냥해 자는 동안에 코가 막히는 증상을 완화해주는 아로마 제품이 출시됐다. 이 제품은 멘톨이나 유칼리 등의 아로마 성분이 들어 있는 시트를 플러그 모양의 본체에 넣어 훈증하는 방식이다. 자기 전에 세팅해놓으면 자는 동안 아로마 성분이 방 안에 퍼져 코가 막히는 증상을 막아준다.
이 제품은 ‘자는 동안의 증상 완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여 이른바 ‘블루오션’을 순항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비염약을 구매할 때 ‘묻어가는’ 색다른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8개월 만에 약 2백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인기상품이다.
관련 사이트 www.pfizer.co.jp/pfizer/ company/press/2005/2005_08_18.html
여자만·작게 / 여성전용 미니 피트니스클럽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려는 여성의 마음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요즘 일본에서는 ‘소형 피트니스 클럽’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고 한다. 이 유행의 주인공은 미국에 약 8천개의 지점이 있는 피트니스 클럽 ‘커브스(Curves)’로, 일본에는 올해 여름에 상륙했다.
이 클럽의 특징은 모든 운동을 마치는데 드는 시간이 단 30분이라는 ‘간편함’에 있다. 원형으로 놓인 기구를 차례대로 이용해 30초씩 운동을 해서 30분 만에 운동을 마치는 독자적인 트레이닝 방법으로 미국에서도 크게 히트를 기록했다.
이 클럽은 여성전용이기 때문에, 남성들의 시선이나 복장에 신경 쓰지 않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기존의 피트니스 클럽과는 달리 좁은 공간에서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업비용도 10분의 1 수준이라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 피트니스 클럽이 없었던 주택가에 진출하며 일본에서도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잠깐 비는 시간에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간편함이 맞아떨어진 것인지, 이 소형 피트니스 클럽은 직장여성뿐 아니라 40~60대 주부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맛나게 쿨쿨 / 오베르쥬 여관
이제 여관이란 목욕하고 잠만 자는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듯하다. 2006년에는 일본 전통 여관에 레스토랑을 접목시킨 ‘오베르쥬 여관’이 많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미 여러 외식업체들이 여관 운영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러한 여관들은 레스토랑처럼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더 나아가 ‘식사만 하러’ 여관에 가는 것도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또한 유명 음식점과 제휴를 맺어 투숙객이 외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여관도 있다. 이런 곳은 특히 장기 투숙객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아침과 저녁을 여관에서 먹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들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눈에서 사르르 / 보여주는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종업원이 눈앞에서 차가운 화강암 테이블 위에 아이스크림과 과일, 쿠키를 올려 리드미컬하게 섞어준다. 지금까지 없었던 맛과 모양의 아이스크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이스크림을 만들면서 점원들은 노래를 부르는 등 시각적인 요소를 모두 동원하여 마치 쇼를 구경하는 듯한 즐거움을 고객에게 선사한다. 바삭거리는 콘부분을 가게에서 직접 굽는 것도 큰 특징. 가게 밖까지 퍼져나가는 고소한 냄새가 행인들을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는 미국에서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콜드 스톤 크리머리(Cold Stone Creamery)’로 일본에서는 11월3일에 롯본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콜드 스톤’은 미국에서는 이미 1천개가 넘는 점포가 있는 메가 브랜드로 고급 아이스크림의 이미지로 20~30대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서 2백만 개가 판매된 스무고개 게임기 ‘20Q’가 11월 하순 일본에서 발매된다.
20Q를 즐기는 방법은 우리도 흔히 즐기는 스무고개게임과 거의 비슷하다. “그것은 생물입니까”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입니까”과 같은 게임기의 질문에 “예” “아니오” “모르겠다” “때때로 그렇다”의 네 가지 중에 하나로 대답하면 게임기가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신기하게도 알아맞힌다. 정답률은 70% 정도. 인공지능을 탑재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사람의 사고패턴을 추측, 대답을 이끌어낸다는 원리다. 또한 이 게임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혼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제품은 발매 전에 인터넷에서 먼저 화제를 끌었다. 올해 5월에 일본인의 사고패턴을 수집하기 위해 장난감회사인 반다이는 자사의 상품 사이트에 이 게임의 체험판을 개설했다. 여기에 약 2만 명이 참가했는데, 이는 당초 기대했던 10만 명에는 못 미치는 숫자였다. 그러나 약 한 달이 지나자 인터넷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끌기 시작하여, 10월 중순까지 무려 2백50만 명이 참가하는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싱싱해요 / 인스턴트의 진화
인스턴트 푸드라고 냉동 음식이나 팩에 들어있는 음식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요즘 일본의 슈퍼에 가보면 생고기나 날생선, 싱싱한 야채가 들어간 인스턴트 푸드가 진열장에 늘어서 있다. 이 상품들에는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만 하면 요리 끝”이라는 문구가 써있다.
독신 인구가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직접 요리를 하기보다는 먹을 만큼 반찬을 사거나 인스턴트 푸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인스턴트 푸드는 편리함을 제외하면 맛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직접 만든 요리를 따라올 수 없었다. 하지만 ‘진화된’ 인스턴트 푸드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면서 조리도 간단하기 때문에 점점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키트 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키트 식품에는 이미 밑 손질이 끝난 재료와 조미료가 들어 있어 누구나 유명 요리사의 손맛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 일부 슈퍼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러한 인스턴트 식품들은 2006년에 전국적으로 붐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
급속냉각 / -80℃ 냉장고
2006년 일본 가전의 중심은 냉장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소비세가 인상되기 전에 일제히 냉장고를 구매했던 사람들이 10년이 지나 새 냉장고를 들여놓을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주로 냉동실이 넓은 냉장고를 찾았지만 “오랫동안 냉동보존하면 음식이 건조해진다”는 불만도 많이 있었다.
2006년의 새로운 냉장고는 전기를 적게 사용하면서 급속냉동과 신속한 온도제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신기술을 사용하여 기존의 냉장고에서는 불가능했던 -60~-80℃라는 온도에서 냉동을 할 수 있는 것. 이것은 참치어선의 냉동고과 거의 같은 온도로 고기나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반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
맛있는 변신 / 캐주얼 청주
소주 바와 소주 칵테일과 같은 소주 열풍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청주로 몰리고 있다. 일본에서 청주는 ‘술 맛을 아는 사람을 위한 술’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다지 쉽게 접하는 술이 아니었다. 더구나 소주에 비해 보관 등의 품질관리가 어려워 음식점에서도 잘 반기지 않는 술이었다. 그러나 올해 청주를 컵에 넣은 ‘컵 청주’가 인기를 끌면서 더 이상 가까이하기 어려운 술이 아니라 캐주얼한 술로 거듭나게 됐다.
‘컵 청주’를 기획한 도쿄의 주류판매점은 2006년 신상품으로는 질 좋고 값도 저렴한 ‘반주용 청주’를 기획하고 있다. 기존의 1.8ℓ 병이 아니라 720㎖로 크기를 줄여 현대적인 디자인을 더한 후 상온에서 보존할 수 있도록 해 유통과 보관을 쉽게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