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단체 57개로 구성된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부산운동본부)는 3일 오전 10시 부산시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엘시티 사업 비리에 대한 특검 시행을 촉구했다.<사진>
이날 회견의 사회를 본 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엘시티 특검이 필요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으면서 포문을 열었다.
양 사무처장은 우선 “부산은행 성세환 회장에 대한 수사는 대표적인 물 타기”라며 “가장 큰 비리가 엘시티임에도 불구, 이에 대해선 아무런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동산 투자 이민제는 엘시티 같은 건물에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황교안 전 총리와 당시 지검장이던 석동현 변호사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사무처장은 “특히 허가 당시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한 국회의원이었으며, 현직인 서병수 시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엘시티 수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신세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엘시티를 둘러싸고 검찰과 정치인 등 사회지도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검”이라며 “특히 서병수 부산시장은 측근 인사들이 엘시티 비리로 줄줄이 잡혀갔다. 서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태민 씨는 “엘시티는 불법대출, 각종 행정 특혜 의혹이 넘치는데도 정치권이 이를 두둔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 앞서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4당은 엘시티 특검을 약속했다. 정치권은 이를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운동본부는 모두 발언에 이어 부산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복성경 대표가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엘시티 비리는 부산지역의 온갖 부정부패 세력들이 개입한 비리”라고 못을 박았다.
이어 “만약 부산에서 엘시티 비리와 관련한 유착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지 않는다면 부산의 적폐청산은 미완성으로 남고,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월 20일 원내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은 엘시티 특검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제 전국적인 적폐는 물론, 지역의 적폐도 청산할 시기다. 부산지역민들의 공감대는 이미 충분히 형성돼 있다. 정치권의 합의도 있었으므로 즉각 엘시티 비리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운동본부는 3일부터 엘시티 사업비리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서명운동에 돌입, 1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7일까지 부산시청과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도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각 정당 부산시당의 엘시티 사업비리 특검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엘시티사업은 인허가부터 사업 진행 과정까지 각종 특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엘시티 부지는 당초 해운대 난개발을 막기 위한 ‘중심미관지구’로 건축물 최고 높이가 60m 이하 및 주거시설 건설이 금지됐다.
하지만 부산시가 부지를 ‘일반미관지구’로 일원화해 초고층 건물 및 주거시설 건설을 허용했다.
교통영향평가는 약식으로 진행됐다. 사업자가 책임져야 할 주변 경관 및 도로교통 정비사업에 부산시민의 혈세로 이뤄진 시 예산이 투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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