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포스터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이응노미술관 특별전인 ‘스위스로 간 이응노: 라 쇼드퐁 켈렉션’전이 4일 개막 해 10월15일까지 이어진다.
이응노미술관은 이응노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이응노의 스위스 활동과 1963 년, 1978년 라 쇼드퐁 미술관에서 개최한 이응노전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 ‘스위 스로 간 이응노: 라 쇼드퐁 미술관 컬렉션’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해 1, 2전시실은 라 쇼드퐁 미술관 컬렉 션으로 꾸미고 3, 4 전시실은 이응노의 스위스 활동을 보여주는 아카이브를 전시했다.
제 1 전시실에서는 라 쇼드퐁 미술관 소장 이응노 작품 8점 중 7점이 전시되 며 이 중 1962년 종이 콜라주 작품과 1967년 나무 부조 작품은 작품의 질과 스케일에 있어 이응노의 대표작이라 할 만큼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한다.
이 소장품들과 더불어 이응노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유사한 양식의 화가들, 조 르주 마티유, 주세페 카포그로시, 루이스 페이토 등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의 1960-70년대 추상미술의 걸작들이 함께 전시했다.
제 2 전시실은 라 쇼드퐁 미술관의 주요 컬렉션 중의 하나인 기하학적 추상 운동을 소개한다.
1960년대 당시 스위스 취리히는 구체미술이라는 기하학적 형상을 중요시하는 추상운동의 중심지였고, 이번 전시에는 스위스의 카미유 그라제를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의 기하학적 추상 걸작을 볼 수 있다.
제 3, 4 전시실은 이응노의 스위스 활동을 보여주는 국내외 신문기사, 전시 팜플렛, 초대장, 비디오, 사진 등의 아카이브를 전시한다.
또한 라 쇼드퐁이라 는 도시와 미술관을 소개하는 영상자료도 전시했다.
이응노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2014년 ‘서독으로 간 에트랑제’전이 이응노 의 독일 활동, 2014년 ‘파리 앵포르멜 미술을 만나다’, 2016년 ‘이응노와 유럽 의 서체추상’ 전이 프랑스 활동을 조명했다면, 이번 전시는 상대적으로 덜 알 려졌으나 주요활동지인 이응노의 스위스 활동을 조명해보고자 기획되었다”며 “이 전시를 통해 이응노 작품의 높았던 국제적 인지도를 다시 확인해보는 계 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응노에게 스위스는 프랑스에 버금가는 주요 활동지였지만 그의 스위스 활동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현재 프랑스 세르누쉬 파리시립동양미술관에서는 6월 9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이응노 회고전이 진행 중이며, 퐁피두센터에서도 9월에 이응노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응노는 1963년 로잔의 캉토날 미술관에서 열린 ‘국제 선구적 화랑’ 전에 파케티 화랑 소속 작가로 첫 참여한 이후 생 갈렌, 뉴샤텔, 취리히 그리고 라 쇼드퐁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전시를 개최했다.
당시 유럽의 추상 실험을 한참 스위스에 소개하고 있던 스위스 비평가이자 라 쇼드퐁 시립미술관장이었던 폴 세이라즈의 눈에 이응노의 그림이 눈에 띄었고, 세이라즈는 1963년과 1978년에 라 쇼드퐁 미술관에서 이응노 전시를 기획했다.
라 쇼드퐁 미술관의 첫 이응노 전시는 1963년 1월 19일부터 2월 17일까지 열렸다.
스페인의 마누엘 리베라, 덴마크의 리처드 모르텐센과 함께 한 3인전이 었고 각자 전시실 1개씩 차지해 작품을 전시하는 형식이었다.
이응노는 콜라주와 문자추상 23점을 통해 동양적 비전이 가미된 새로운 추상 을 선보였다.
파리에서와 마찬가지로 그의 독특한 테크닉은 전후 앵포르멜 양식을 새롭게 재발명한 독창성으로 스위스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두 번째 라 쇼드퐁 전시는 1978년 12월 2일부터 1979년 1월 21일에 열린 개 인전으로 서예 32점을 포함해 총 51점이 전시되었다.
이 전시에서 세이라즈는 이응노의 먹이 가진 추상적 특성과 서법에 내재한 추상적 붓놀림에 주목했다.
스위스 라 쇼드퐁 미술관
스위스의 라 쇼드퐁시는 쥐라 산맥의 남동쪽 프랑스 국경 근처에 위치한 도시로 17세기부터 시계 제작을 시작한 스위스 시계산업의 중심 도시이다.
라 쇼드퐁 미술관은 1864년 라 쇼드퐁시의 공공미술관으로 설립돼, 1926년 신고전주의와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진 현재의 건물로 옮겨왔다.
현재의 미술관 파사드는 이 도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장식했다.
스위스 미술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운영되다가 이응노를 스위스에 소개했던 폴 세이라즈 관장의 운영 하에 1940년대 후반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추상미술 조류를 소개하면서 국제 현대미술을 스위스에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미술관 주요 소장품으로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카미유 피사로 등의 인상파부터 샤임 수틴, 모딜리아니 등의 에콜 드 파리 화가들, 그리고 19세기~20세기에 걸친 스위스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레판토 승리를 위한 축제와 행렬
조르주 마티유 (프랑스, 1921~2012) 레판토 승리를 위한 축제와 행렬, 1959, 200 x 245cm, 캔버스에 유채
마티유는 서정적 추상 운동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 구체미술에 반하고 작가의 격렬한 붓놀림과 빠르게 써내려가는 자동기술법적인 드로잉으로 그림을 창작했다.
작품 제목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축하는 축제 행렬을 의미하는데, 마티유의 춤을 추는 듯한 붓놀림과 화면 위에서 흩뿌려진 물감이 승전의 기쁨을 그대로 나타내는 듯 하다.
이응노를 비롯한 일본, 한국의 추상미술 태동에도 마티유의 동서융합적 양식은 많은 영향을 끼쳤다.
표면
주세페 카포그로시 (이탈리아, 1900~1972) 표면 383, 1960, 85 x 75 x 4 cm, 캔버스에 유채
그림 속에 나타난 머리 빗는 빗 혹은 문자 모양의 기호는 카포그로시가 평생 그의 회화와 콜라주 속에서 반복 사용한 기호이다.
그는 이 상형문자와 유사한 기호를 ‘형태소’라고 부르며 구성에 활용했는데, 그림 속 최소의 의미를 가진 요소로 다루었다.
카포그로시의 기호 실험은 한자, 한글을 ‘형태소’로 활용한 이응노의 문자추상과도 유사하다.
색면을 두껍고 넓게 칠해 표면 위에 생기는 음영, 질감을 통해 정지된 그림 속에 시각적 떨림을 불어넣는 방식은 색면 추상 양식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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