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편입되면... 최대 수혜자 누구
경도개발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전남개발공사와 계약한 주체는 2016년 8월 설립된 와이케이디벨롭먼트라는 신생 개발회사(developer)다. 미래에셋컨설팅이 66.67% 지분을, 시노레인보우(Sino Rainbow)라는 홍콩기업이 33.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48.64%, 부인 김미경 씨가 10.25%, 두 사람의 자녀인 은민·하민·준범 씨가 각각 8.1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의 4촌 내 혈족인 박정선(5.69%)·송성원(1.37%)·송하경(1.37%) 씨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친족지분이 91.86%에 달하는 사실상 가족기업이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들이 투자한 부동산 등을 운영·관리, 금융 자문용역(미래에셋펀드서비스)을 하는 등 그룹 관련 일감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경도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 골프장과 호텔 등 리조트 운영도 미래에셋컨설팅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2015년부터 호텔과 골프장 운영을 맡으면서 매출액이 2014년 267억 원에서 2015년 1402억 원, 2016년 2017억 원으로 급증했다. 2015년 90억 원이 넘던 영업적자도 지난해 77억 원으로 줄었다. 호텔과 골프장 운영이 안정되고 규모의 경제까지 갖추면 영업흑자 전환도 가능할 수 있다. 경도에 들어설 호텔과 골프장 운영권도 미래에셋컨설팅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를 통한 경도개발이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위반에 해당될지는 애매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23조 2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친족인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회사에 직간접으로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펀드를 계열사로 볼지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미래에셋 펀드들이 소유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미래에셋컨설팅 등이 수행하는 데 대한 공정위의 조사나 제재가 없었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 2대 주주인 ‘시노레인보우’의 실체도 베일에 가려 있다. 2012년 홍콩에서 설립된 회사지만 구체적인 사업 이력은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덕분에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외국인 투자기업(지분율 10% 이상)이 돼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진정한 의미의 외국인 자금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따라 시노레인보우의 실체도 확인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전남도와 여수시는 경도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편입시키려 애쓰고 있다. 거의 성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엄청난 혜택을 얻는다. 세금 감면은 물론 정부 자금 지원, 그리고 국·공유재산을 배타적으로, 수의계약으로 매입하거나 사용권을 얻을 수 있다. 경도개발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누릴 위치에 올라서는 셈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거쳐 산업자원부 장관이 최종 승인한다.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에는 정부 주요부처 차관이 대부분 포함된다. 국무총리에 속하는 국무조정실은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를 준비한다. 국무총리가 차관들에 미치는 영향력은 아주 강력하다.
미래에셋이 경도개발에 나서면서 여수 일대 부동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여수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3월 486만 원으로 전라남도 시(市)들의 평균치(452만 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6월엔 514만 원으로 전남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셋값도 3월 327만 원에서 6월 417만 원으로 목포(350만 원)와 순천(336만 원)보다 높다.
땅값 상승도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여수의 지가변동률은 엑스포가 열렸던 2012년 2.482%로 전남(1.345%)을 크게 웃돌았다. 이어 2015년 3.254%, 2016년 3.586%로 다시 껑충 뛰었다.
한편, 미래에셋관계자는 “YKD는 여수경도개발프로젝트의 계약주체로 현재 자본금 3억 원 규모로 향후 미래에셋그룹 등 기관들로 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런 투자자의 이익으로 귀속된다. 특히 여수경도개발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관광인프라 구축사업으로 단순히 이익만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다. 그리고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부동산펀드의 자산 중 일부만 운용할 뿐 대부분의 부동산자산은 외부 기업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열희 언론인
코스피, 북한 도발에 주춤…믿을 건 ‘반금련’(반도체+금융주 연합)뿐? 코스피가 2500선을 앞두고 발목이 잡혔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데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소식이 겹치며 외국인들의 뜨거웠던 투자심리가 식어가고 있어서다. 시장 상승을 주도해 온 반도체와 금융이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채권시장에서의 냉각 속도가 빠르다. 10년 국채 선물은 6월 27일 5조 7421억 원에서 7월 6일 4조 2224억 원 초반으로 1조 5000억 원 넘게 줄었고, 5년 국채 선물은 6월 9일 4조 1876억 원 순매수에서 7월 6일 6조 2950억 원 순매도로 10조 4000여억 원 급감했다. 6월 말에는 국내 채권시장의 최대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며 시장을 긴장시켰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은 금리 상승과 함께 원화약세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 자체가 환차손 위험을 높여 금융시장 전반에서 추가적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북한의 ICBM 발사는 가뜩이나 민감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재료다. 과거엔 북한의 핵실험에도 금융시장이 비교적 덤덤했지만 이번 ICBM은 실질적이고 치명적인 위험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언급도 잦아지고 있다.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순매수는 6월 27일 9조 3715억 원을 정점으로 순증세가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인 톰슨로이터가 6월 말 시행한 하반기 주요국 주가 전망 조사에서 우리 증시 예상치는 3.4% 상승에 그쳤다. 상반기 18.9%로 주요국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온도차다. 이 때문에 하반기 들어 최근 시장을 주도 해온 반도체와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 업종은 코스피 내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크다. 그만큼 시장 영향력도 강력하다. 올 들어 주가상승률도 1,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익전망은 물론 안정성도 높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난 6월 매도 우위를 보이다 이달 차익실현 물량이 소화되며 순매수로 전환되고 있다. 반도체 호황 전망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금융주 역시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금융주는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이익이 커지고, 운용수익률도 높아진다. [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