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벤허’의 최후 임박
▲ 59년작 <벤허>의 찰턴 헤스턴. | ||
그의 가족 중 한 사람은 “그가 물건들을 어디에 놓았는지 잊어버릴 때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날도 다 끝났다. 그는 이제 건망증을 넘어섰다. 그는 아무것도 파악을 하지 못하는 알츠하이머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의 한 친구는 “그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힘들다. 말을 하더라도 문장을 다 말하는 일은 거의 드물어졌다. 또한 그는 먹는 것과 걸어다니는 것 등 아주 간단한 일들도 남의 도움없이는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2002년 7월 찰턴은 공개적으로 자신이 알츠하이머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 빠른 진전은 한때는 굉장히 사교적이었던 이 스타를 62년 동안 부인 리디아와 같이 쓰던 베벌리힐스 집에 은둔하게 만들어 버렸다. 리디아는 찰턴을 보살피느라, 자기 남편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관리하느라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사람들은 리디아를 가리켜 “찰턴의 곁에 계속 머물러 있는 천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겉으로는 괜찮은 표정을 짓지만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터.
▲ 찰턴의 최근 모습. | ||
그러나 아주 가끔 그의 눈빛이 반짝일 때가 있다고 한다. 리디아가 방으로 들어와 찰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아주 종종 “사랑해”라고 답을 해주곤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계속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세 살짜리 검은 래브라도 종인 오델로에게도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라디오에서 익숙한 노래가 나올 때도 눈을 뜨고 음악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순간은 극히 드물다. 그의 친구들은 “찰턴의 마지막 커튼이 곧 내려질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한 친구는 “그는 지금 아기와 같다. 그는 의사소통도 못한다. 우리는 하느님에게 그가 가야할 시간이 온다면 평화롭고 고통없게 가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밝혔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