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펀드 한번 만들어봐?
[선물] 보통 선물 거래소에서 취급하는 상품이라고 하면 석유 등과 같이 거래량이 많은 것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선물 거래소로 눈을 돌리면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할 정도의 기발한 상품이 존재한다.
@발틱해 부정기 해양운임 지수
▶런던의 발틱선물거래소에는 ‘발틱해 부정기 해양운임 지수’가 거래된다. 철광물이나 석탄, 곡물 등을 운반하는 부정기선의 운임은 해상기후는 물론 환율이나 운반품의 가치에 따라 매일 변한다. 이 상품은 그 운임을 미리 예상하여 매매하는 것으로 해운 상황뿐만 아니라 곡물이나 광물의 생산 상황까지 모두 파악해야 정확한 투자를 할 수 있다.
@냉동 오렌지 주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냉동 오렌지 주스’를 선물거래한다. 오렌지가 흉작인 경우 보존에 용이한 냉동 오렌지 주스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 투자의 포인트. 에디 머피가 출연한 <대역전>이라는 영화에서도 이 ‘냉동 오렌지 주스’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영화에서 에디 머피 일당이 ‘올해 오렌지 농사가 흉작’이라는 거짓 소문을 흘린 후 냉동 오렌지 주스를 가격을 올려 판다. 나중에 농무부에서 ‘평년과 같다’는 발표가 나자 싼 값에 도로 사서 큰 이익을 챙긴다는 내용이다.
[펀드] 펀드란 투자가로부터 위탁받은 자금을 전문가가 투자해 운용하는 것이다. 일본에는 투자신탁과 같은 주식 투자 외에도 라면가게나 경주마 등에 투자하는 별난 펀드들이 있다. 2003년 도쿄 시부야의 번화가에 오픈한 라면전문점 ‘라면 컴플렉스’. 일본 각지의 유명한 라면집을 한곳에 모아 맛볼 수 있게 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으로 관심을 끌며 출자자를 모았지만 결국 개관 1년 만에 손해만 보고 문을 닫고 말았다.
@경주마 펀드
▶일본에는 투자가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경주마를 육성하는 ‘경주마 펀드’가 있다. 대회에 나간 경주마가 상금을 타면 그 상금을 투자가들이 나누어 갖는 상품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펀드에 출자했다는 사람이 “출자금 외에도 매월 회비도 든다. 한 경주마가 평생 동안 2억 엔(약 16억 6000만 원) 정도의 상금을 타야만 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돈이 되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걸 보니 그리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아닌 듯하다.
@와인 펀드
▶반면에 10%에 가까운 실질 수익률을 투자자에 안겨주고 있는 펀드도 있다. 프랑스의 와인에 투자하는 ‘와인펀드’가 그것. 일본에서 화제가 된 와인펀드는 유명한 와인 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고급 와인을 숙성이 되기 전에 사들였다가 수년 후에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이 펀드를 시작한 첫 해인 2000년에는 215%라는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획자는 “2000년이라는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 밀레니엄이라는 특수한 시기라서 와인 소비량이 늘었을 뿐더러 당시 엔화가 강세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지금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우량’ 펀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