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 시절 축적해온 조교 노하우와 지식 큰 도움”
조교사는 스포츠로 치면 감독과 같은 사령탑이다. 우수한 경주마를 미리 발굴해 스카우트하고, 전문 마필관리사를 고용해 경주마의 훈련과 컨디션까지 체크한다.
이제 막 데뷔한 견습기수를 베테랑 기수로 키우고, 다른 마방의 성적을 분석하는 일까지 모두 조교사의 몫이다.
지금까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조교사 판도는 명장(名將) 김영관 조교사(57)를 필두로 50대 중후반대가 이끌었지만, 최근 마필관리사 출신의 40대가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우성 조교사(43, 사진)가 있다.
안우성 조교사는 데뷔 4년 차 조교사다. 조교사 경력만 보면 신출내기지만 성적은 여느 명문 마방 못지않다.
6월에만 26전 4승 2위 3회, 복승률 23.1%의 성적을 올린 그는 올해 통산 29승으로 김영관(51승), 울즐리(32승) 조교사에 이어 다승랭킹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통산 93승으로 1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5~2017년 승률을 보면 13.9%, 14.4%, 16.3%로 매년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조교사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안우성 조교사는 2004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필관리사로 입사해 조교사로 데뷔한 첫 번째 사령탑이다.
10여 년 동안 마필관리사로 지낸 뒤 2014년 조교사로 데뷔했다.
대개 마흔 살 안팎이면 한창 마방의 마필관리사 팀장(마방 총괄 팀장)을 하며 지도자 수업을 받는 나이지만, 안우성 조교사는 마필관리사 시설 독보적인 경주마 혈통분석 및 훈련성과를 프리미엄 삼아 2014년 39세의 나이로 조교사로 데뷔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32명의 조교사의 평균 나이는 50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성장은 매우 빠른 편이다.
마필관리사들은 일정한 과정을 거쳐 ‘경마장의 감독’인 조교사가 될 수 있다.
조교사는 기수 또는 마필관리사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마필관리사 출신 조교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안 조교사는 “마필관리사는 한 마디로 경마의 중심 일꾼“이라며 “경주마 훈련에서부터 사료를 먹이는 ‘사양관리’, 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보건관리’ 등 경주마와 관련된 많은일들을 조교사와 함께 수행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역시 마필관리사 경험을 통해 축적해온 말 관리 노하우와 지식 덕분에 10년 만에 부경 최초 관리사 출신 조교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우성 조교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마’로서 마필관리사 시절의 ‘영웅만세’를 꼽았다.
지금은 퇴사했지만 현역 당시 2009년 경상남도지사배(GⅢ) 경주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개선장군’과 ‘아름다운 질주’를 상대로 감격스러운 우승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안 조교사는 “말을 훈련하는 사람들에겐 ‘말이 스승이다’라는 말이 있다”며 “마필관리사 초창기 시절 ‘영웅만세’를 만나 말과 교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우성 조교사는 마필관리사 시절부터 철저하게 과학적 통계와 이론을 기반으로 말들을 훈련시켜 왔다.
특히 말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훈련을 시키기로 유명하다. 이는 금년 승수 목표 질문에 대한 안 조교사의 답변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아직 말을 연구하고 느끼는 과정이다.”며 “100승 달성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100%까지 발휘하도록 하는 조교 프로그램을 마필관리사들과 함께 정립해 나가는 것”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주변인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조교사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나를 발탁하고 힘을 실어 주신 임금만 조교사가 가장 고마운 분”이라며 “저와 저의 경주마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있기에 이만큼 해낼 수 있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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