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중년들 걸으면서 성인병 잡아라
▲ ①팔꿈치를 직각으로 굽히고 가볍게 주먹을 쥐고 팔을 경쾌하게 흔든다. ②뒤에 있는 다리의 발끝으로 땅을 힘차게 찬다. 몸이 양 옆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한다. ③턱을 당기고 전방 약 20m를 본다. 등과 가슴을 곧게 펴고 걷는다. ④발꿈치부터 땅에 딛는다. 무릎을 펴고 발 | ||
심장병에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것은 기초 대사량 이외에 운동으로 하루에 300㎉ 이상의 열량을 소비하는지의 여부다. 300㎉란 워킹으로 1만 보 정도. 거리로 환산하면 7~8㎞를 걸을 때 소비되는 열량이다.
이러한 워킹도 다른 모든 운동과 마찬가지로 기본자세가 중요하다. 장시간 걷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대개 체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세가 나쁜 경우가 많다.
워킹의 기본자세는 머리를 똑바로 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의 머리는 3~4㎏ 정도 되기 때문에 똑바로 머리를 들지 않으면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등이 굽게 된다. 결국 허리나 무릎에도 부담이 가서 오래 걷는 것이 힘들어진다.
머리를 들고 걷기 위해서는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우선 양손의 깍지를 끼고 뒷목에 대면 앞쪽으로 힘이 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힘이 가해지는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 7초 정도 버틴다. 이것을 매일 2~3회 연습하면 목 근육이 단련돼 머리를 똑바로 드는 힘이 생긴다.
서있을 때의 자세도 중요하다. 발 뒤꿈치를 벽에서 10㎝ 정도 떼고 엉덩이와 등 전체를 벽에 붙인다. 그리고 턱을 가볍게 끌어당긴 채 머리를 벽에 대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가 올바른 자세라고 한다. 이 자세로 워킹을 시작한다.
워킹을 할 때 팔꿈치는 직각으로 굽히고 팔을 가볍게 앞뒤로 흔든다. 팔을 움직이지 않고 워킹을 하면 혈압이 올라가기 쉽다. 팔과 다리를 함께 움직여서 전신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는 편이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보폭을 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운동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수직 방향의 흔들림이 있을 때 비로소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보폭을 크게 하면 자연스럽게 몸이 위 아래로 흔들리게 된다. 적당한 보폭은 자신의 키의 45% 정도가 좋다. 또한 발꿈치부터 땅에 닿은 후 발가락으로 땅을 찬다는 기분으로 워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킹의 기본자세와 방법을 익혔다면 다음은 자신의 체질이나 몸 상태에 맞는 워킹에 대해서 알아보자.
고혈압 - 오버 말고 페이스대로
워킹은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에 비해 비교적 혈압이 올라가지 않는 운동이지만 지나치게 빨리 걸으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신의 근육을 적당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팔을 약간만 흔든다. 이때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가능한 몸을 가볍게 한 후 걷는 것이 좋다. 또한 다른 사람과 함께 걷는 것보다는 혼자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키의 30% 정도의 보폭으로 평지를 30분 이상 걷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 워킹을 하면 전신의 모세혈관이 확장된다. 그 결과 혈액이 온몸에 골고루 분산되어 혈압도 낮아지게 된다.
고지혈증 - 느긋한 속도로 오래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지방이 많은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혈액 속의 지방을 태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교적 느긋한 속도로 하루에 30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걷는 것이 좋다.
근육에는 속근(速筋 백색근)과 지근(遲筋 적색근)이 있다. 속근은 단거리 달리기와 같이 민첩하게 움직일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으로 주로 당분(글리코겐)을 소모한다. 이와는 반대로 지근은 천천히 움직일 때 사용하는 근육으로 지방을 연소한다. 따라서 혈액 속의 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천천히 오래 걷는 것이 중요하다. 1분에 150보 정도의 페이스로 걷는 것이 좋은데, 숨이 차거나 힘들다고 느껴지면 무리하지 말고 속도를 늦추도록 하자. 보폭은 중요하지 않다.
또한 지방이 가장 활발하게 연소되는 것은 근육의 온도가 37.5℃ 정도일 때인데, 이는 몸에서 약간 열이 나면서 이마에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할 때라고 보면 된다.
당뇨병 - 일상적으로 조금씩 자주
당뇨병의 주된 원인은 운동부족이다. 그렇다고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이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심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좋지 않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하루에 1만 보 정도의 운동량이 적당하지만 처음에는 3000~5000보, 약 3㎞ 정도를 목표로 워킹을 시작했다가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좋다.
보폭은 키의 50~55% 정도로 힘차게 걷는 것이 포인트다. 오래 걷다보면 당분이 아닌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하는데, 당분을 효과적으로 태우기 위해서는 가능한 워킹을 하는 횟수를 늘여 조금씩 자주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는 것도 좋지만, 예를 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웬만한 거리나 계단을 걸어 다니는 습관을 들인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통풍 - 발끝으로 걸어보라
통풍을 고치는 데는 혈액순환 개선이 중요한데 혈액순환 개선에는 ‘발끝으로 걷기’가 효과적이다. 발끝을 세운 채 걸으면 종아리 근육에 자극이 가는데, 종아리의 정맥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리며 다리의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한다. 1~2분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시도할 수 있다.
통풍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요산(尿酸)이 결정을 만들면서 발작을 일으키게 되는데, 적절한 운동은 혈액 속의 요산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으로 땀을 통해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 요산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통풍 환자는 키의 30% 정도의 보폭을 유지하며 산책하듯 느린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공복일 때는 지방산이 분비되어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식후 한 시간 정도 지난 후에 워킹하는 것이 적당하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