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패러디 ‘한번 보면 확 꽂혀’
▲ (위사진)gPod(왼쪽), iPod. (아래사진)누쿠도나루도 간판(왼쪽)과 맥도널드 간판 | ||
이른바 풍속관련 업계에서 삼척동자도 아는 브랜드인 ‘아이팟(iPod)’과 ‘맥도널드(McDonald’s)’를 ‘패러디’해서 사용하다가 딱 걸린 것. 세계적 기업의 덕을 보려다 막대한 소송비용을 물지도 모를 처지에 놓였다. 이들의 웃지 못할 사연 속으로 들어가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플 컴퓨터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종업원이 한 명뿐인 회사 ‘조이마인드(JOYMIND)’를 고소했다. 이 회사 사장은 가메다 이치로 씨(55). 도대체 애플 사와 가메다 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메다 씨에 따르면 “자신의 회사에서 발명한 제품에 애플 사가 시비를 걸어온 것”이라고 한다. 가메다 씨의 발명품은 여성용 성기구의 일종인 ‘비트발생기’로 소리에 반응하여 내장된 모터가 움직이는 기구다. 아이팟과 같은 MP3플레이어나 휴대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으며 사람의 육성에도 반응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애플 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이 성기구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gPod’라는 제품명 때문이다. 물론 여성의 성감대를 나타내는 ‘G-spot’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가메다 씨는 이 이름으로 2005년 이미 일본에서 상표 등록과 특허권 신청을 마침과 동시에 미국과 중국, 유럽 각국에서도 상표 등록을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애플 사가 중국의 특허청에 “(gPod이라는) 상표는 인정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가메다 씨도 이미 이에 대한 반론을 마친 상태. 결론은 중국 특허청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에 달려있다.
본격적인 분쟁은 올해 3월 일본에서 시작됐다. 애플 사에서 변호사를 통해 “혼동의 우려가 있으니 이름을 바꿔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가메다 씨에게 보낸 것. 이에 가메다 씨는 gPod가 전혀 다른 종류의 상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애플컴퓨터와 싸울 생각은 전혀 없다”는 답장을 보냈다.
이에 애플 측은 즉시 가메다 씨에게 “gPod라는 상표를 섹스 보조기구로 실제로 사용한다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귀하의 상표출원에 든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통지서를 보냈다. 가메다 씨는 “돈을 줄 테니 상표를 포기하라는 것이냐”며 발끈하며 이를 거부하면서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애플이라는 거대 기업을 상대로 바위에 달걀을 던지는 격이지만 가메다 씨는 재판까지 가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문제의 gPod는 11월 말에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치바 현에 있는 한 출장 윤락업소는 ‘맥도널드’를 살짝 표절해 말썽을 빚고 있다. 이 업소의 이름은 ‘누쿠도나루도’. 이름을 들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마쿠도나루도(맥도널드의 일본식 발음)’을 떠올릴 것이다. 이름도 비슷하지만 M을 N으로 바꾸기만 한 로고 또한 너무 닮아 있다. 더구나 ‘누쿠(拔く)’는 속어로 섹스를 뜻한다. 당연히 맥도널드에서 이를 달가워 할 리가 없다.
이 업소의 주인은 “이왕이면 특이한 이름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정하려고 회의를 하는데 마침 그 앞에 맥도널드가 있어서 그대로 결정했다. 일단 화제만 되면 뜨는 업계이기 때문에 나중에 소송을 당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이 업소의 서비스 내용 중에 맥도널드의 캠페인 ‘미소는 공짜’를 따라한 ‘미소는 공짜, 신음소리도 공짜’라는 내용까지 있다. 이에 일본 맥도널드 관계자는 “올해 7월에 그런 업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업소명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칫 재판으로 이어지면 천문학적인 단위의 배상금을 물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자 업소 측은 할 수 없이 최근에 이름을 ‘눅크’로 바꿨다. 그러나 ‘눅크’라는 이름도 사실은 맥도널드의 일본식 애칭인 ‘막크’를 조금만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업소 사장은 “사실은 ‘눗테리아’(롯데리아)로 바꾸려고도 생각했지만 결국 ‘눅크’로 결정했다”며 웃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