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고등과학원 수학부 김인강 교수 선정
김인강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8월 수상자로 고등과학원 수학부 김인강 교수를 선정했다.
과기부와 연구재단은 김인강 교수가 3차원 다양체의 위상수학과 기하학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 수학 연구의 위상을 높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위상수학(Topology)은 공간속에서 위치 관계나 변하지 않는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분야 이다.
김인강 교수는 위상수학의 주요 연구 주제중 하나인 ‘곡면군의 표현(Surface Group Representation)’에 관한 연구를 통해, 기존 연구결과인 ‘곡면군 표현의 경직성(Rigidity)‘을 한층 발전시킨 ’유연성 기준(Flexibility Criterion)’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증명함으로써 관련 연구의 발전을 견인했다.
곡면군 표현의 경직성은 톨레도(D.Toledo) 등이 증명한 연구로, 곡면군 표현이 최대 톨레도 불변값을 가지면 다른 표현으로 변형 불가함을 밝혔고, 유연성 기준은 주어진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변형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 연구 결과는 전통과 권위의 수학분야 저녈(Duke Math)에 단일논문으로 게재(2014)되어 표현 이론(Surface Group Theory)에서 중요한 여러 연구의 돌파구를 제공하였으며, 또한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듀크 매스(Duke Math) 저널은 2014년 수학분야 상위 2%의 우수저널로 JCR(2016년) 5년간 임팩트 팩터 (Impacr Factor) 2.414, JCR 순위 10/310, 수학분야 논문 영향력 3.852를 가진 1935년에 창간된 유서 깊은 저널이다.
2014년 듀크 매스에 출판된 이 논문은 곡면군론 표현의 변형가능성, 즉 곡면군의 세미심플 리군 상에서의 표현집합공간에서 경직성을 갖는 표현들, 변형성을 갖는 표현들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또 김 교수는 40여년간 난제로 남아있던 윌리엄 서스턴(William p. Thurston)의 가설을 해결하는 등 기하학과 위상수학 분야 연구를 선도하여 세계 수학 연구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유연성 기준 제시, 서스턴 가설의 해결 등 김인강 교수가 쌓은 그간의 연구 성과는 기하학, 에르고드 이론, 표현론, 위상수학 등 다양한 수학 분야를 종합적으로 섭렵해야 가능한 창의적 성과이기에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 관련 그림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김 교수는 “수학은 외롭고 인내가 필요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는 무한한 가능성의 학문”이라며, “수학의 연구결과는 물리․생물․공학 등 다른 학문의 기초이며 여러 연구개발에 활용됨으로써 더 큰 열매를 맺는다”고 수학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위상수학, 특히 3차원 다양체의 위상수학 및 기하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는 “수학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알았다”면서 “한 줄 증명을 완성하기 위해 밤을 새고 나서 새벽 여명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지만, 몇 년을 고생해 증명한 정리가 한순간에 무너질 때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오랫동안 불확실성과 싸워오며 정립한 논리에 따라 수학 정리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이 그에게 인내와 절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수학은 끝없는 호기심과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종이만 있다면 몇 시간이고 고독을 즐기며 머릿속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자유로운 학문이기도 하다“는 김 교수는 “대학원 재학 시절 저차원 위상수학의 선구자 윌리엄 서스턴 교수의 위상수학 세미나를 듣고 사물과 이치를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에 매력을 느껴 기하 위상수학을 전공으로 삼아 지금까지 연구해 오고 있다”면서 “요즘 여러 다른 분야의 도구들을 사용해 곡면군의 변형공간이라든지, 어떤 다양체상의 기하학적 구조 공간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학적 연구가 우리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김 교수는 “사실 수학자는 수학적 연구 결과가 어떻게 우리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하지 않으며, 논리의 세계를 수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시나 음악처럼 표현한다고 보면 된다”며 “수학 연구의 활용성은 물리학·생물학·공학·사회학 등의 다른 학문분야에서 연구 결과를 요구해 올 때 열매를 맺는다고 본다. 즉 수학 연구는 대부분의 학문분야에 활용되어 인류 역사와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거창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유행을 따라가지 않을 것을 항상 강조하며. 초라해 보여도 내 스스로 짓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즐기며 해야 학문 연구임을 당부하고 싶다”며 “수학은 많은 실험도구나 복잡한 인간관계가 필요 없고, 사유하고 싶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만큼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은 이러한 자유의 귀중함을 알아 달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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