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무원 위원장(대한불교천태종 광수사 주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제72주년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너무 늦게 모셔서 죄송합니다! 편히 쉬소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와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가 주최하고 (사)한국민족종교협의회,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등이 공동주관했으며 통일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이 후원했다.
행사는 총3부로 진행됐다. 제1부는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로 식전행사(전통타악 `돌아 왔습니다`), 경과보고, 분향 및 헌화, 종교계 추모이식, 대회사, 추모사 등으로 진행됐다. 제2부는 `제72주년 8.15광복절 민족공동행사 기념식`으로 개회선언, 대회사, 축사, 유족회선언문, 남북공동호소문 남측제안문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이밖에 통일농사단발대식, 대형붓글씨 퍼포먼스, 일제강점기 역사전시 등이 마련됐다. 제3부는 `늦어서 죄송합니다. 부디 고국엣 편안히 쉬소서`로 진혼무, 단군 기천문, 홀로아리랑, 바라춤, 남도민요, 경기민요, 덧배기춤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무원 위원장(대한불교천태종 광수사 주지)는 “유해봉환위원회는 일본 도쿄 국평사에 모셔진 강제징용 희생자 무연고 유골 가운데 신원이 파악된 101위 중 먼저 33위를 봉환하기로 합의하고 72년 만에 첫 환국을 이루었다”면서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아픔이 이제는 통일의 염원이 되어 남과 북에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DMZ의 철책을 사라지게 해 오고 가는데 아무런 걸림이 없도록 하자. 그렇게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무원 위원장은 유해 봉환 추진사업에 남북 당국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이끌어 내고 일본 정부에 유해봉환을 위한 실질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서영교 국회의원이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 국민추모제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김영주 대표회장는 “광복 72주년에 강제징용 희생자 서른 세분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 땅 곳곳에서 사할린, 만주, 일본, 심지어 동남아까지 끌려갔던 아들과 딸이 할머니, 할아버지도 아닌 유해가 되어 고국 땅을 밟았는데 이 분들에게는 아직도 해방은, 미래의 일일지도 모른다”면서 “늦었지만 이 분들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찾아보자. 아직도 고향의 꽃과 나무를 그리다가, 어머니의 된장 냄새를 떠올려보다가 사라져간 분들이 먼 이국만리에 많이 계신다.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고 국가의 보살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오신 서른 세분의 유해는 그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죄스러운 마음을 고백하는 시간이다. 그런 마음을 모아서 결코 잊지 말아야할 일들은 꼭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일본 도쿄 국평사 윤벽암 주지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하는 일념을 안고 류종묵 큰 스님이 1965년에 세운 국평사는 이역땅에서 억울하게 희생됐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조선동포들의 유골을 모시어 50년 이상 공양을 올렸다”면서 “국평사와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일제강제징용희생자유해봉환위원회는 무주고혼이 된 남쪽출신 분들의 유골을 고향으로 봉환해 위로하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라는데 공감하고 국평사에 안장됐던 서른 세분의 유해를 이렇게 고향으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의 봉환이 일제식민지 과거역사를 청산하며 강제연행피해동포들의 유해를 더 많이 찾아내고 고향에, 조국의 품에 안기도록 하는 새로운 계기로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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