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고인 가족과 변호인 자리 확보 위해 방청객 자리 줄였다”
22일 오전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 방청객을 위한 사전 방청권 추첨’에서 당첨 번호가 화면에 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 공판은 그동안 방청권 추첨 없이 선착순으로 진행돼 공판 전날부터 시민들이 밤새 기다리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법원은 오는 25일에 있을 선고 공판 전인 이날 미리 방청권 응모를 하고 추첨하기로 했다. 아직 선고 생중계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응모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추첨이 끝날 때까지 450여 명의 인원이 회생법원 1호 법정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 공판 방청권을 추첨할 당시 좌석이 다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지만 이보다는 적은 인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 관계자는 추첨 직전 30석에 해당하는 방청권을 뽑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많은 인원이 박 전 대통령 때 배석된 68석보다 훨씬 작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법원 관계자는 “질서 유지 때문에 적은 자리만 방청석으로 배정하게 됐다”며 “피고인 공판 때 많은 방청객이 몰려 들어 피고인들 가족과 변호인들이 못 들어왔다. 이번에는 선고인만큼 가족과 변호인 자리를 확보하다보니 방청객석을 줄이게 됐다”고 밝혔다.
시민 일부는 “참관을 원하는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만사를 제쳐두고 법원을 찾았다. 여기 온 인원의 10%도 안 뽑는다는게 말이 되냐”며 “제대로 취재도 안하는 기자들 자리를 줄여달라. 기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응모권 추첨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박수를 치며 숨죽여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수 시민들은 본인의 번호가 불릴 때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또 마지막인 30번째 번호가 불리기 전에는 자신이 뽑은 번호를 소리 내 외치기도 했다. 454명의 시민이 응모해 이번 추첨 경쟁률은 15대 1로 집계됐다.
한편 박영수 특검은 지난 공판기일에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등 총 5개 혐의를 적용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