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 보유 한화프런티어 핵심계열사 지배…기업가치 3조 5000억대
한화S&C는 김 회장 세 아들인 김동관·동원·동선 형제가 각각 50%, 25%, 25% 지분을 가진 총수 일가 개인회사다. 최근 회사를 한화프런티어와 한화S&C로 물적분할했다. 분할신설법인인 한화S&C는 그룹의 시스템통합(SI) 부문을 도맡았던 사업부문이다. 한화프런티어는 한화S&C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41.29%를 2313억 원에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처분하기로 했다. 삼형제가 보유한 한화프런티어로 23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S&C의 분사와 지분 매각으로 후계승계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공동취재단
NICE신용평가는 “정부의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대응 및 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지배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최우석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3실장은 “존속법인은 한화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배구조상 중요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프런티어는 한화S&C 외에도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자본총계는 채 1조 원이 되지 않지만, 상당한 수익가치를 지닌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4877억 원에 당기순이익 2281억 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2650억 원 매출에 135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연간으로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순이익은 30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2%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다시 한화토탈과 한화큐셀코리아, 한화솔라파워 지분을 50%, 50.2%, 100% 보유 중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매출 1조 6327억 원, 당기순이익 4942억 원을 낸 알짜기업이다. 자본총계만 2조 460억 원이 넘는다. 장부가만 따져도 한화에너지의 한화종합화학 지분 가치는 8020억 원에 달한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매출 8조 1853억 원에 순이익 1조 701억 원을 낸 그룹 내 초우량 기업이다. 올 반기엔 매출 4조 5225억 원, 순이익 5902억 원을 기록 중이다. 6월 말 현재 자본총계는 3조 4856억 원이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태양광모듈 제작 업체인 한화큐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654억 원에 826억 원의 순익을 낸, 역시 알토란 같은 회사다.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프런티어는 한화큐셀코리아 지분 9.97%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통상 우량기업 인수합병(M&A) 가치는 10년치 영업이익과 비슷하다. 자회사 실적이 탁월하다는 점은 이 같은 추정치에 신뢰를 높인다. 한화에너지의 M&A 가치를 약 3조 원으로 산정할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 한화S&C 잔여 지분가치까지 더 하면 한화프런티어의 기업가치는 3조 5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한화와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각각 18.15%와 28.4%씩 총 46.55%로 시가 3조 원가량이다. ㈜한화에 한화프런티어가 가진 계열사 주식을 넘기고 대신 한화생명 주식을 받는 주식맞교환(swap)을 실행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세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한화생명을 지배할 수 있다.
삼형제는 현재 ㈜한화 지분을 각각 4.44%, 1.67%, 1.67%를 보유 중이며 한화프런티어 역시 2.2%를 보유한 주주다. 이미 보유한 9.98%에 ㈜한화가 보유한 시가 3000억 원 상당의 7.8%의 자사주까지 추가 스왑으로 가져온다면 김 회장 아들 삼형제는 제조와 금융 부문을 모두 지배할 수 있다, 이후 한화프런티어를 인적분할해 ㈜한화지주(가칭)와 ㈜한화금융지주(가칭)를 설립하면 금산분리까지 이뤄낼 수 있다.
한편 현재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가치는 약 8607억 원이다. 현 정부 정책기조로 볼 때 세금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형제가 이를 상속받을 경우 약 60%의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한화생명과 ㈜한화에서 나오는 연간 수백억 원의 배당금과 주식담보 대출 등을 활용하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