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규모 유전자 검색체계를 활용한 질병 유전자 상호관련 네트워크 지도가 경북도 연구진에 의해 완성됐다. 연구진은 유전자 지도 초안 완성으로 난치성 질병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500개 이상의 새로운 질병 후보 유전자도 찾아내 그 특성을 밝혔다.
경북대는 이 대학 석경호 교수(50, 의학대학 의학과·경북대 뇌과학연구소)팀이 단순한 하등 동물인 효모를 이용해 인간의 질병 유전자의 상호작용 네트워크 지도를 작성, 난치성 질병의 치료법 개발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다양한 질환과 연관돼 있는데,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질병을 야기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환원주의적 연구방식을 주로 사용해왔다. 즉, 유전자 X의 돌연변이가 단백질 X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신호전달 경로 등을 통해 특정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물학적 과정은 단순 선형 경로가 아닌 여러 층의 상호작용 네트워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로, 질병 발생기전 이해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이러한 복잡한 네트워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경북대 석경호 교수(의학대학 의학과·경북대 뇌과학연구소)
석경호 교수팀은 분자 바코드가 부착된 효모에 인간 질병 유전자를 도입하고, 대규모 바코드 서열 분석법을 통해 질병 유전자의 상호작용 지도를 완성했다. 아울러 루게릭 질환으로 알려진 퇴행성신경질환의 새로운 약물 표적으로 MAP2K5라는 인산화효소를 지목했으며,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MAP2K5 인산화효소를 억제할 경우, 질병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해 난치성 루게릭 질환의 신약 개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대학에 따르면 석 교수팀이 개발한 유전자 상호작용 검색법은 구조 및 기능면에서 단순한 효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복잡한 인간 질병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한꺼번에 대규모 검색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
기존의 많은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나씩 그 특성을 일일이 분석하는 방식이 아닌 소규모 연구실에서도 가능한 저비용 고효율 방식이며, 효모 속에 포함된 바코드 정보를 NGS라는 유전자서열 분석법으로 확인해 기존방식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와 효율로 유전자 선별 및 기능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학측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체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지놈리서치’에 지난 4일자로 게재됐다.
한편, 이 연구는 석경호 교수의 주도 하에 박해철 교수(고려대 의대), 프레드릭 로스 교수(캐나다 토론토 대학), 마크 비달 교수(미국 하버드 의대) 등과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조명진 연구원(전 경북대 뇌과학연구소 석사연구원, 현 한국뇌연구원 석사후연수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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