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박호석 교수 연구팀, 고용량 충방전에서도 장기안정성 확보
박호석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최근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모바일전자기기,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이 발전하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극복할 수 있는 고용량 에너지저장소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거미줄을 모방한 청색기술이 고용량 전지 소재의 한계로 꼽히는 느린 충․방전 속도 및 기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성균관대 박호석 교수 연구팀이 거미줄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전극 활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청색기술(Blue Technology)은 자연과 생물 등이 가진 특성을 모방해 과학기술과 접목시키는 생체모방기술 분야 또는 자연친화적 기술개발을 통칭하며, 전극 활물질은 리튬이온전지 4가지 구성요소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중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양극과 음극을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현재 리튬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쓰이고 있는 흑연의 용량 한계(약 370 mA h/g)를 극복하기 위해 고용량 실리콘, 전이금속 산화물 등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고용량 소재는 낮은 전기 전도도로 인해 충전과 방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충․방전 시 발생하는 부피 팽창으로 인해 율속 특성(충방전 속도를 높임에 따른 용량 유지율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특성)과 장기 안정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다.
거미줄 모방 전극 모식도와 탄소나노튜브/금속산화물 복합체 웹 전극 소재의 합성 모식도
실리콘소재는 흑연대비 10배 이상의 고용량을 발현하지만 3배 이상의 부피 팽창으로 인해서 충방전 안정성이 떨어지며, 금속산화물 음극 소재는 전환반응에 의해서 고용량을 발현하지만 낮은 전기전도도와 부피 팽창으로 인해서 율속 및 장기안정성이 나쁘다.
연구진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구조나 기능을 모사한 생체 모방 기술을 적용해서, 얼음주형법(ice templating method)에 의해서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를 거미줄 형태의 3차원 웹 구조로 조립하고 끈적이는 거미줄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게 오존 처리를 통해서 표면 특성을 개질하였다.
거미줄로 벌레를 포획하듯이 고용량의 철 산화물 나노입자를 3차원 탄소나노튜브 웹 네트워크에 고정화하여서, 빠른 전하 이동을 통해서 전자와 리튬 이온의 느린 확산 속도를 극복하였고, 구조적 안정성에 의해서 부피 팽창 시 발생하는 응력을 완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거미줄 모방 기술을 통해서 820 mA h/g 이상의 고용량에서도 300회 이상의 충방전에서 88% 이상의 장기안정성과, 충전 속도를 20배 빠르게 했을 경우에도 70% 이상의 율속 특성을 보여주었다.
얼음주형법은 물에 콜로이드입자를 분산시켜서 얼리고 얼음 결정이 성장하면 압력을 낮춰 승화시킴으로써 얼음 결정으로 공극을 만드는 주형 과정으로, 물을 얼리거나 승화시키는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다층형 혹은 규칙적인 공극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가 sp2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 육각형 고리로 연결된 긴 대롱 모양을 이루는 1차원 관 형태의 탄소나노소재. 열전도율과 기계적, 전기적 특성이 우수해 차세대 첨단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 실험 사진
오존처리법은 오존(O3)이 갖는 강한 산화력을 이용, 수용액이나 기상 등에 존재하는 물질을 산화 분해하는 처리법으로, 탄소나노튜브의 표면을 산화시킴으로써 다양한 산소 관능기를 발생시킨다.
이 연구는 기존 기술로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계 모방기술을 활용해서 에너지저장 신소재 디자인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이차전지 소재뿐 아니라, 연료전지, 슈퍼커패시터, 태양전지, 엑츄에이터, 센서, 전기화학 촉매 등 다양한 전기화학 시스템의 소재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철 산화물의 결정 상에 따라서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음극 활물질뿐 만 아니라, 매우 가벼운 에어로젤 혹은 분말 형태의 자성체로도 활용되는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에 본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호석 교수는 “이 연구는 생체모방기술을 통해 고용량 소재의 퇴화와 느린 충방전 속도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리튬이차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고용량 이차전지소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에는 거미줄 모방 탄소나노구조체 소재를 다양한 이차전지 시스템에 적용해서 고용량 소재가 겪는 율속 성능 및 안정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교육부ㆍ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연구네트워크지원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9월 6일자에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 Biomimetic Spider-Web-Like Composites for Enhanced Rate Capability and Cycle Life of Lithium Ion Battery Anodes)
smyouk@ilyods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