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 기자회견일과 겹쳐 부담 느꼈나
오는 9월 20일 결혼식이 예정돼 있던 박유천-황하나 커플이 돌연 ‘무기한 연기’를 알려왔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4월 연애 사실을 공개하고 결혼 소식까지 동시에 밝한 뒤 연예가에선 ‘9월 10일’ 외에도 ‘9월 20일’ ‘9월 22일’ 등이 결혼 날짜로 거론됐었다. 9월 결혼만 정해져 있었을 뿐, 정확한 일정이 확인된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결혼식이 연기되더라도 나머지 두 날짜 가운데 하나를 정해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들도 흘러나왔다. 실제로 이들의 ‘1차 연기’에 따라 결혼식이 9월 20일로 예정됐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런데 지난 12일, 또 다시 결혼식이 연기됐다. 이번에 소속사 측이 직접 향후 일정조차 점칠 수 없는 ‘무기한 연기’라고 못 박았다. “박유천이 이제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고도 설명했다. 실제로 박유천은 지난 8월 25일 사회복무 소집해제 후 “앞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던 바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다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결혼이 미뤄지면서 지난 7월 불거졌던 이들의 결별설이 다시 한 번 힘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박유천은 예비신부 황 씨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실시간으로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으로 방송하는 것)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가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던 바 있다. 자숙 기간이라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그간 물의에 대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던 그가 노래방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이 공개되자 대중들의 분노가 폭발했던 것.
이후 박유천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글을 올려도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자, 황 씨 역시 박유천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온몸이 진짜 썩어가고 반성도 매일같이 많이 하고 변한 사람도 있다. 저도 변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글을 게재했으나, 비난의 화살은 황 씨에게도 몰아쳤다. 결국 황 씨는 앞선 글을 지우고 “아까 같은 글 쓴 게 내 잘못이다. 미안해 할 필요도 없었다”라며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7월 박유천의 비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황하나 씨의 사진. 결혼 준비 모습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박유천 인스타그램
박유천과 황 씨 사이의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가 있었다는 사실은 그들의 몸에 새긴 타투로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박유천은 황 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얼굴을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신의 왼쪽 팔뚝에 새겼다. 이와 함께 황 씨의 이름 이니셜 타투도 그의 팔뚝에 자리 잡았다. 황 씨 역시 박유천의 이름을 같은 부위에 새겼다. “결혼식 연기는 있지만 파혼은 없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들의 타투가 공개되면서 결별설은 그대로 ‘설’로만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혼식의 두 번째 연기, 그것도 무기한으로 연기됐다는 이야기에 또 다시 결별설에 불이 지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유천은 문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고 칩거하고 있으며, 활발한 SNS 활동을 보여 왔던 황 씨 역시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씨제스 측은 이에 대해 “(박유천과 황 씨 간) 애정전선에는 문제가 없다. 박유천의 말대로 서로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예식을 연기한 것”이라고만 짧게 밝혔다. 그렇다면 결별설이 아닌 다른 이유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당초 1차 연기에서 이들의 결혼식이 9월 20일로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황 씨가 자신의 팔뚝에 새긴 타투에 ‘0922’라는 숫자가 적혀 “결혼식이 9월 22일로 정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황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아이디에 ‘0922’라는 숫자를 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들의 결혼식은 9월 20일 또는 9월 22일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다.
그러나 어느 일정을 선택하든 난관을 거쳐야 했다. 9월 21일,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던 여성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2015년 12월 강남의 한 유흥주점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지만, 이 주장이 허위라는 이유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지난 7월 무죄 판결을 받았고, 2심 선고공판인 오는 21일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유천과 황 씨 측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기자회견이 실제 결혼식 일정에 영향을 끼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씨제스 측도 박유천 본인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듭되는 결별설이나 결혼식 연기로 대외적인 이미지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6월부터 불거졌던 박유천 관련 추문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쇄신하기도 전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연예기획사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미 대중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박유천은 물론, 황 씨와의 일에 대해서도 다소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성추문) 사건 발생 후 박유천이 대중들에게 자발적으로 진심어린 공개 사과를 하거나 자숙의 모습을 보인 바 없었다. 그런 와중에 들려오는 이야기가 전부 본인 결혼 이야기뿐이니 보는 시선들이 고울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21일 기자회견에 함께할 고소여성 측의 이은의 변호사는 박유천이 검찰 수사에서 성폭행 무혐의를 받은 사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공소 제기 명령이 내려질 경우, 박유천의 성폭행 사건의 재수사가 이뤄지게 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