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중국 철수 등 손실 만회할까? 경영권-일본 국적-투명성 등 타개 수단일 뿐 지적도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일인 지난 4월3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0주년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0월 1일 공식 출범하는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롯데경영혁신실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될 전망이다. 이봉철 롯데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도 롯데지주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한국법학원장, 곽수근 서울대 교수, 김병도 서울대 교수 등 4명이 내정됐다. 롯데지주 사내·외 이사진은 추석 연휴 직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첫 이사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전체 임직원 수는 200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현 경영혁신실 조직 대부분이 롯데지주로 편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사회공헌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롯데지주 기능 부서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9월 말 현재 67개까지 줄였다. 당초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계획 발표 시점인 지난 4월까지만 해도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고리가 18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롯데건설이 보유 중이던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지분율 0.95%)를 전량 매각하면서 지주사 출범 후 순환출자고리는 13개로 더 줄어들게 된다.
앞서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롯데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난달 29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유통·식품 부문 4개 계열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종식 등 신동빈 회장의 1인 지배체제 공식화가 선언된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그동안 불거진 투명성 논란과 일본 국적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 제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은 호텔롯데의 지분 98%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어 ‘일본기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지주사 출범으로 사실상 1인 지배체제를 공식화한 셈이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차질을 빚고 있지만, 지주사 출범으로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져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향후 재합병, 주식 맞교환, 상장 등을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내외 비판의 시각이 여전한데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직접 지분이 생성돼 그룹 지배력 강화가 가능한 점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그룹경영 재배치 등 결국 신동빈 회장의 1인 체제 몸집만 키울 뿐 시장의 긍정적인 영향은 미비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사드배치 보복 여파로 중국 내 롯데마트 철수 등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한데 대한 경영책임 공방도 신 회장의 지주사 전환에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계약 먹튀 논란과 신성장 사업 부족,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정경유착 의혹도 지주사 전환의 그림자로 비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 지주사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