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수준을 이해하기 위해 정치와 정치인의 수준을 파악해보는 것은 중요한 작업이다.
책의 저자인 장준호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책에서 바람직한 정치와 정치인은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가를 ‘개념의 정신’이란 방법론으로 규명한다.
즉, 바람직한 정치를 ‘개념 있는 정치’로, 바람직한 정치인을 ‘개념 있는 정치인’으로 정의하며, 양자를 관통하는 이념(정신)으로 ‘개념의 정신’을 차용한다.
책에서 핵심 키워드는 ‘개념’이다. 장 교수는 책에서 이같이 말했다.
“개념 있는 정치인은 철학과 정치를 결합시키는 정치인이에요. 철학은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성찰의 과정이자, 이성에 현실을 담으며 현실에 이성을 침투시키는 사유와 행위랍니다. 개념 있는 정치인은 철학을 통해 개념의 정신을 자기의식 안에 체현시키죠. ”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저자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 저변에 깔린 ‘정치, 정치인에 대한 비하’를 올바르게 정립시키는 방법으로 ‘개념 마케팅’을 내세운 변증법적 ‘개념의 정신’의 부활을 주장한다.
‘개념의 정신’은 개념의 본래 의미에서 이탈한 부정적인 현실을 부정하며, 개념을 개념의 본래적 의미로 회복시키는 것. 즉 개념을 개념답게 만들어주는 개념 안의 메타적 자기 운동이다.
‘대화(dialogue)’체로 구성된 점도 책의 특징이다.
저자는 책 내용을 가상의 인물과 가상적 상황에서 ‘철학자의 정신’을 발휘하며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이어나간다.
마치 플라톤의 고전 ‘국가’에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가 뜨겁게 논박한 방식을 연상케 한다.
책은 소설적 기법, 상상력, 연구, 경험 등 저자가 겪어왔던 모든 추억을 담고 있다.
곳곳에서 정치철학과 정치 현실에 대한 성찰이 자연스레 묻어나오는 이유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