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맑은시장 상인회, 상생협약 위한 협의조차 안해 / 주민들, 상생협의 통한 전통시장 발전방향 모색해야
양평 롯데마트와 상생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양평물맑은시장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상생협의를 요청하고 있는 롯데마트와의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또 상인회 자체적으로 구성한 ‘활성화 T/F‘팀이 도출한 결과를 부정하고 있는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의 이중적 행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양평 롯데마트가 우여곡절 끝에 상생협약을 준공 조건부로 5년만인 최근 건물을 완공했다. 하지만 양평시장상인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양평군으로부터 건축 준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마트가 출점하기 위해선 근처 소상공인들과 상생협약을 맺어야 한다. 인근 소상공인들과 상생협약을 맺는 데 실패하면 양평군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롯데측은 상생협약을 논의할 주체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장상인회장이 상생협약에 대한 논의조차 아예 거부하면서 상생협약 체결을 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상인회장이 상생 요구사항은 전혀 내놓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하고 있다는 것.
롯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아예 상생협의를 거부해 상생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례는 없다”면서 “상인회장 독단에 의한 상생논의 원천봉쇄는 결국 군민의 편의를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롯데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에 최대한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유독 양평군만 협상 테이블조차 성사되지 않고 있어 시장상인회장 독단으로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롯데마트 “상생협의 자체 거부한 사례 없어”
상인회장 “상인 의견 등 수렴해 결정하겠다”
2012년 7월부터 건축허가가 나간 후 현재까지 5년간 진행된 롯데마트 경과 내용을 취재한 결과 391개 점포(자기 소유 55, 임차점포 둥 336개)로 구성된 양평물맑은 시장(2008년 등록) 상인회에서는 롯데마트와 그간 수차례 협상을 가졌다.
초기에 공식적인 상생협의가 5차례 진행되긴 했지만 일부 상인들의 롯데마트 입점 찬성 기자회견과 이 과정에서 상인간 명예훼손 고소·고발 사건 등으로 감정이 악화됐고 상인회장이 바뀌면서부터는 아예 만남 자체를 거부해 협상 테이블조차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측은 상인회측이 상생협의를 거부하자 양평군에 중재를 요청해 2013년 10월 2차례의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와 2014년 1차례 양평읍상생간담회를 개최했다. 2015년에는 진정성 있는 상생을 위한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상인회의 요청에 따라 롯데측은 ‘상생안 전문 컨설팅 용역’을 진행해 그 결과를 상인회에 전달했지만 상인회측은 이에 대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월 신임집행부가 구성되자 롯데측은 5차례에 걸쳐 상생협의 회의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이 역시 상인회측은 거부했다.
지지부진하던 상생협의는 2016년 12월 김선교 군수 주관으로 상인회와 소비자단체, 건축주가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갖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간 상생협의 해결의지를 표명해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다.
이후 상인회에서는 지난 3월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 T/F’팀을 구성했고, 매주 월요일 총 12차에 걸쳐 공식 논의 후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T/F팀은 상인회 부회장과 총무, 감사, 이사 등 8명으로 구성됐다.
롯데마트와 상생협약에 나서야 한다는 최종 결과보고회를 가진 T/F팀은 지난 9월초 1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지만 결론 없이 회의를 마쳤다는 게 당시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 T/F’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시 T/F팀은 양평물맑은시장 발전방향과 함께 시장활성화에 롯데마트의 진정성 있는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세부적으로 롯데마트는 직원 채용 때 상인 자녀와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고,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진정성 제시를 요구했다. 롯데마트에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 행사 판매공간 제공과 자매결연을 통한 지속적인 상생참여 지원, 영업시간 준수 및 정기휴무 이행, 공고 및 홍보자제, 물맑은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설개선사업지원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후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상인회장이 ‘T/F팀 모 관계자가 롯데측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 자녀 취직을 부탁했다’는 등의 말을 흘리고 다녀 이 관계자가 상인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일보직전의 위기 상황도 있었다. 사업초기 일부 상인들이 롯데측에 상가 임차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입점 반대를 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도 돌고 있다.
잠시 잠잠해지긴 했지만 그것이 언제 어떤 형태로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를 일이다.
국회 산업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골목상권 보호와 함께 소비자의 선택권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국회에서 전통시장과 지역상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를 했지만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는 지적, “오히려 생산자나 식품제조업체의 판매기회가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소비자 불편에 따른 소비위축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양평물맑은 시장상인회에서는 곰씹어 봐야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장은 “상인회장으로서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단독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이사회와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교 양평군수가 직접 나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활성화로 소비자와 대규모점포 사업자, 소상공인이 상생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착공 5년만에 완공된 양평롯데마트. 양명물맑은 상인회와 협상테이블조차 성사되지 못해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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