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마지막 연인 에바 브라운.
그동안 히틀러는 패색이 짙던 1945년 4월 30일, 소련군이 베를린 외곽까지 진격해오자 총리 관저에 있던 지하벙커에서 애인 에바 브라운과 결혼식을 올린 뒤 권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CIA가 기밀 해제한 CIA 정보원 ‘코드명 CIMELODY-3’의 보고서는 이 같은 사실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건은 1955년 10월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지부장 대행이 본부로 보낸 것이다.
문건을 보면 ‘CIMELODY-3’은 1955년 9월 말 전직 독일 SS(친위대) 대원으로부터 히틀러가 콜롬비아에 생존해 있었다는 증언을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기밀문서에는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진 한 장이 첨부돼 있다. 1954년 콜롬비아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콧수염 등 외모가 히틀러와 유사한 인물이 찍혀있었다.
최근 기밀해제된 미 CIA 정보원 문서에는 히틀러가 1955년 콜럼비아에 생존해있었다는 증언이 담겼다. 사진은 1954년 콜럼비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진 우측의 인물이 히틀러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사진=미 CIA 기밀문서 자료
그러나 당시 보고를 올리는 당사자도 SS대원의 증언 신빙성과 사진 속 인물이 실제 히틀러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카라카스 지부장 대행도 보고에서 “CIMELODY-3나 본 지부도 이 정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저 흥미로운 사안이라고 판단해 보고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최근 공개된 CIA 기밀문서에도 이후 히틀러의 생존 여부를 확인한 보고서나 문건 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세간에 음모론으로 남아있던 ‘히틀러 생존설’에 대한 의혹이 실제 CIA 정보원의 보고서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히틀러의 생존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역사가들의 연구를 통한 의혹제기부터 다소 허무맹랑한 외계인 납치설까지 여러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