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캡쳐
29일 방송된 ‘SBS 스페셜’은 의료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의 민낯을 살펴봤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35살의 배달원 민우 씨.
뒤에 오던 버스에 받힌 뒤 맞은 편 승용차에 2차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10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수술을 받은 것은 7시간 뒤, 2개의 병원을 거친 후였다.
심하게 다친 다리에만 주목한 의료진이 수술 일정을 조율하는 사이 내장출혈이 진행되었던 그는 석 달이 지나도록 의식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양쪽 신장과 한쪽 다리를 잃었다.
건장했던 아들을 하루아침에 중환자실에서 마주해야 하는 아버지는 말문이 막혀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알고 보니 처음 이송됐던 병원에서는 다리골절만 있을 뿐 다른 외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민우 씨는 점점 의식을 잃어갔고 병원은 수술조차도 내일로 미루는 상황이었다.
가족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결국 보호자가 사설 응급차를 불러 2차 병원으로 갔더니 양쪽 콩팥신장 파열에 장기출혈이 심해 개복과 동시에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렇게 7시간이 지나서야 민우 씨는 외상센터로 올 수 있었다.
전문의는 “환자가 혈압이 떨어지고 배가 부풀렀다면 초응급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