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우주에 뭘 또 만드셨나이까
▲ 영화 <장강 7호>에 등장하는 비행접시 장면. | ||
지난해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충격적인 동영상 하나가 올라와서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유에프오 하이티>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거대한 유에프오 두 대가 야자수 나무 위를 나는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사람들은 그 사실적인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밝은 전조등을 켠 채 날아가는 유에프오의 모습은 또렷했으며, 영화 속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폭발적인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이 동영상은 62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대히트를 쳤다.
하지만 동영상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령 화면 속의 야자수가 모두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즉 컴퓨터그래픽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여러 개를 복사해서 붙인 후 비행접시를 합성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업체가 동일한 방식으로 비슷한 동영상을 제작해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이처럼 유에프오를 목격한 사람들의 주장을 다 믿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은 착시현상이거나 혹은 다른 물체를 유에프오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것은 하늘을 날아가는 풍선 혹은 열기구다. 이밖에도 밝은 빛의 위성이나 인공위성을 착각하는 경우도 많으며, 간혹 별똥별을 보고 유에프오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 지난해 유에프오를 목격한 사람이 급증하면서 한때 ‘유에프오 열풍’이 불었던 독일의 경우에는 300건이 넘는 제보 가운데 대부분은 풍선을 보고 착각한 경우가 많았다. 제보 가운데 1%가량만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였을 뿐 대부분은 착시현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정부의 유에프오 관련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프랑스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CNES(국립우주연구센터)가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 1600여 건의 정보들 가운데 25%인 400건 정도만 ‘구체적인 자료와 증거에도 불구하고 설명할 수 없는 정보’들을 의미하는 ‘D 타입’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비행접시 동영상(왼쪽)과 페루 리마의 하늘에서 목격된 정체 불명의 발광 물질. | ||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전직 미 전투기 조종사였던 밀튼 토레스(77)의 주장이었다. 냉전시대 때 영국에서 주둔하고 있었던 토레스는 1957년 5월 20일 밤 ‘미확인 물체가 출현했으니 보이는 즉시 격추시켜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고 급히 출격했다. 레이더망에 잡힌 정체 모를 거대한 비행물체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순간 거짓말처럼 비행물체는 섬광을 내면서 사라져 버렸다. 토레스는 “다음 날 비밀요원들이 찾아와서는 이 사실을 발설할 경우 앞으로 다시는 비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단언컨대 그 비행물체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1991년 이탈리아 여객기의 조종사 역시 길이 3m가량의 로켓 비슷한 모양의 밝은 갈색을 띤 수상한 비행물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으며, 1988년 웬즈베리에서는 초록빛과 붉은빛을 띤 비행접시 안에 세 명의 외계인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나타났다. 1990년 런던에서는 대낮에 템즈강 방향으로 불빛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밖에도 공식 자료는 아니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유에프오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루마니아의 한 전투기 조종사가 유에프오와 충돌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구름 사이로 갑자기 네 대의 유에프오가 나타났으며, 그중 한 대와 부딪쳐서 조종석과 날개가 손상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5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는 하늘 위로 30~50개의 발광물질이 목격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목격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이 깜빡이는 빛은 한 방송국에서 두 시간 반가량 촬영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불빛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사람들이 유에프오의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 무렵부터였다. ‘최초의 유에프오 목격 사건’이라 불리는 것은 1947년 미국의 민간조종사인 케네스 아널드의 목격담이었다. 당시 아널드는 비행 도중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인근에서 아홉 대의 유에프오를 목격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본격적인 유에프오 연구가 시작되었다.
▲ 외계인에게 납치됐었다고 주장한 베티와 바니 힐 부부. | ||
가장 대표적인 예는 1951년에 만들어진 공상과학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이었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인 ‘클라투’라는 이름의 외계인은 은색 우주복을 입은 인간의 모습이었으며, 인간의 파괴 본능에 대해서 경고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 사절단’이었다.
하지만 1977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미지와의 조우>를 통해 묘사된 외계인은 전혀 달랐다. 이 영화 속에서 묘사된 외계인은 작은 몸집에 머리는 크고 위로 삐죽 솟은 커다란 눈을 가진 모습이었다. 이 때문일까. ‘영국판 로즈웰 사건’으로 불리는 1980년의 ‘렌들샴 숲 목격사건’의 유에프오 목격자 역시 처음으로 이와 비슷하게 외계인을 묘사했다.
사실 이처럼 외계인의 모습이 변화한 데에는 시대적인 상황도 한몫했다.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는 등 우주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하자 인간은 태양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활하며, 다른 행성에는 인간과 비슷한 존재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이로 인해 외계 생명체는 인간과 닮은꼴일 수가 없다는 생각과 함께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생김새 또한 다를 것이라고 믿게 됐다. 그러다 보니 외계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자라기 시작했으며, 외계인은 점점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갔다.
외계인에 납치되었다고 주장했던 유명한 사람으로는 베티와 바니 힐 부부가 있다. 1961년 힐 부부는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이상한 빛이 자신들을 뒤쫓아 왔다고 주장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상하게도 원래 걸리는 시간보다 2시간가량이 더 걸려서 집에 도착했으며, 구두에는 진흙이 묻어 있었고 옷은 더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부부는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의료실험을 당하는 악몽을 꾸었고, 곧 자신들이 2시간 동안 외계인에 의해 납치되었다고 믿게 되었다. 바니는 외계인들이 자신의 정액 샘플을 채취해 갔다고 주장했으며, 베티는 외계인이 자신의 배꼽을 바늘로 찔렀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주장이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주장을 최면 상태에서 진술했기 때문이었다.
위에 소개한 유에프오 목격 사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앞으로도 유에프오를 목격했다는 사람들은 끊임 없이 나타날 것이고, 이에 대한 논쟁도 계속 되리라는 사실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