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
[일요신문] 손석희 앵커가 고 김주혁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심경을 털어놨다.
30일 방영된 JTBC<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30년 전 교통사고 사망자를 취재했던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과거 취재 상황에 대해 “차량 앞쪽은 완파돼 있었고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한 뒤였다. 문제는 사망한 운전자 신원을 알아야 기사를 쓰는데 알 수가 없었다. 망설임 끝에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면허증을 찾던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가슴은 아직도 따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따뜻하게 뛰던 누군가의 가족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그렇게 찰나인 것이어서 허망하기도 하고 또한 두렵기도 하다. 저는 다른 이의 그 엄숙한 경계선에 서서 단지 기껏 그의 신원을 알아내려고만 온갖 방도를 찾고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손 앵커는 “오늘 한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최근 드라마에서 나름의 철학을 보여줘서 비록 그것이 드라마 연기였다고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한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을 터”라며 김주혁이 tvN<아르곤>에서 앵커 역을 맡은 것을 설명했다.
이어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몇 번째 순서에 얼만큼 보도해야 할까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이라며 “굳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김주혁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서울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6시 30분께 사망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