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건 이래도 짖을 땐 ‘멍멍’
▲ 중국에서 애완견을 판다로 바꾸는 시술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 ||
사실 이 ‘판다 애완견 붐’은 중국의 한 가수의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2007년 7월 리진(李進)이라는 가수가 자신의 신곡 ‘아기 판다’를 홍보하는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해 판다를 사방팔방 섭외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국보인 판다가 쉽게 섭외될 리 없었고, 결국 그는 궁여지책 끝에 스스로 ‘아기 판다’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복슬복슬한 털에 생김새가 둥그스름한 차우차우가 털 색깔을 제외하면 의외로 판다와 비슷하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그는 즉시 차우차우를 한 마리 구입한 후 애완견 전용 미용실로 데려가 판다와 비슷한 ‘커트’와 ‘염색’을 주문했다. 염색 작업에만 여섯 명의 사람이 동원되었으며 시간도 여섯 시간이나 걸렸다.
▲ 쌍꺼풀 수술을 한 애완견. | ||
이 ‘아기 판다’의 등장은 곧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사람처럼 쌍꺼풀을 만드는 등 애완견 성형수술까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최신 유행에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한 프로듀서가 “스스로 ‘환경보호전사’라고 자처하는 리진이 신곡 선전을 위해 차우차우를 판다로 만든 것은 이기적인 학대행위”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중국 인터넷에는 애완견 성형수술 붐에 대한 찬반론이 일게 됐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외로 리진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이 논란에 대해 리진 본인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따라 이 프로듀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준비도 되어있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불법복제 제품부터 가짜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짝퉁의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서 ‘짝퉁 판다’까지 유행한다니 씁쓸할 따름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