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스포츠 스타 미 정치인들에도 ‘작업’
▲ 왼쪽부터 버락 오마바 대통령, 존 매케인 전 후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 ||
그의 입에서는 심지어 영국 왕실도 거론되곤 했었다. 스탠퍼드 그룹이 발간하는 잡지인 <이글스>에는 얼마 전 스탠퍼드가 후원하는 한 폴로 대회에 참가한 해리 왕자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또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탠퍼드 그룹의 웹페이지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주관하는 ‘스탠퍼드 자선 폴로 데이’를 자사가 후원하고 있다는 홍보 문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스포츠 스타 가운데에는 축구 선수인 마이클 오언과 골프 선수인 비제이 싱이 스탠퍼드 그룹의 로고가 부착된 옷을 입고 홍보하는 식으로 스탠퍼드 그룹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스탠퍼드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작업’을 했던 대상은 다름 아닌 정치인들이었다. 백악관이 마약 조직과 결탁해서 돈세탁을 하고 있는 은행들을 단속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려 하자 전문 로비스트들을 고용해서 부랴부랴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실제 스탠퍼드 그룹은 현재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에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전·현직 의원 140여 명에게 총 720만 달러(약 110억 원)의 로비 자금이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에 기부금 명목으로 총 240만 달러(약 36억 원)가 쓰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65%인 156만 달러(약 23억 원)가 민주당으로, 그리고 84만 달러(약 13억 원)가 공화당으로 각각 흘러 들어간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스탠퍼드 그룹으로부터 3만 1750달러(약 5000만 원)의 선거자금을 받은 바 있으며, 이 중 4600달러(약 700만 원)는 스탠퍼드로부터 직접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바마 측은 “직접 받은 돈은 전부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역시 당시 2만 8150달러(약 4000만 원)를 선거자금으로 받았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의 포럼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15만 달러(약 2억 2000만 원)를 기부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아들과 형이 공동 운영하는 ‘패러다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LLC’사가 스탠퍼드 그룹과 함께 헤지펀드 상품을 판매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007년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던 이 상품에는 지금까지 4980만 달러(약 750억 원)가 모금되었다. 하지만 스탠퍼드가 고소된 후 바이든 측은 “그 후로 스탠퍼드와 일체의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