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엔 플러스 업무엔 마이너스
2007년 4월 22일 시의원에 당선됐을 때부터 세간의 관심은 온통 후지카와 유리에 집중됐다. 눈에 띄는 미모뿐 아니라 젊은 나이에 정치계에 뛰어든 그녀의 인생 스토리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요소가 충분했다. 후지카와는 시의원 선거 2주 전에야 출마를 결심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16년 동안 역임해왔던 아오모리 현 의원 선거에서 두 번 연속으로 낙선하자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부모와 후원회 앞에서 시의원 선거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위 사람들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렸지만 어렸을 때부터 정치인이 꿈이었던 그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선거일을 12일 앞두고 부모의 허락을 받아 부랴부랴 선거 포스터에 사용할 사진을 찍고 입후보했다. 그녀는 노인 요양 시설에서 일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요양 보험과 서비스 검토,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육아시설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 결과는 뜻밖이었다.
하치노헤 시의원 선거 역사상 최고의 득표수를 기록하고 젊은 층의 투표참여율을 높이는 등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그녀의 미모였다.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유권자들이 “염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검은 머리에 청순한 외모” “너무 귀여워서 딸로 삼고 싶다”는 등 그녀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학 시절 패션잡지의 독자 모델로 활동하고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에 아직 20대라는 젊은 나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2008년 1월 ‘올해 주목해야할 인물’로 TV에 소개됐을 때는 그녀의 홈페이지에 서버가 한동안 다운된 적도 있었다. 그 후로 ‘지나칠 정도의 미인 시의원’는 표현이 그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됐다.
▲ 하치노헤시 홍보 사진집. | ||
하지만 같은 해 11월 후지카와가 하치노헤를 홍보하기 위한 DVD
이렇게 출시된 DVD와 사진집은 “DVD를 보신 후 사진집을 가이드북 삼아 하치노헤에 놀러오세요”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후원회에서 DVD와 사진집에 대해 “가슴과 둔부만 강조한 파렴치하기 그지없는 영상”이라고 불만을 터뜨리면서 양측의 사이가 험악해졌다.
후원회는 얼마 후 “개인 헌금이나 취재로 받은 사례비를 전혀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자금 유용 의혹을 제기, 그녀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면서 더욱 관계가 악화됐다. 후지카와는 “올해 TV에 출연한 후 들어온 개인 헌금 등은 다음 연도의 보고서에 올리게 되어 있다”며 후원회의 고발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가 화제를 모아 시의원에 당선됐지만 또 그 외모가 지나치게 부각되어 수난을 겪고 있는 후지카와에게 있어 자신의 외모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긴장하면 만화영화 주인공 같은 앳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콤플렉스라 매일 아침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처음에는 미모로, 그 다음에는 후원회와의 불화로 언론을 장식하고 있지만 그녀는 정치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적부터 정계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던 진지한 초보 정치인이다. 영국의 전직 수상인 마가렛 대처같이 강직한 여성 정치인을 존경한다는 그녀가 앞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