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당협위원장은 누가 맡나”...뉴 페이스들 기대감 충만 속에 신경전 ‘팽팽’
자유한국당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새롭게 당협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 왼쪽부터 정근, 박에스더, 이주환.
#위원장이 시장 도전 선언한 부산북구강서구갑
자유한국당 부산북구강서구갑 지구당의 현 위원장은 박민식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삼수 끝에 도전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패하면서 원외로 밀려났다. 박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하지만 박 전 의원은 정작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여성분과위원장에 선임된 박에스더 위원장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박에스더 위원장은 5선 의원으로 명망이 높았던 박일 전 의원의 딸이자 해외진출 기업 1호로 유명한 코린도 그룹 승창호 창업주의 미망인이다.
두 사람의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다. 당시 박에스더 위원장이 박민식 전 의원에게 졌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전재수 의원이 당선됐다.
박민식 전 의원을 둘러싼 현재 기류는 그다지 좋지 않다. 당 수뇌부의 마음이 그에게서 떠난 것으로 읽히는 신호가 포착된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최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박 전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역구 관리나 잘하라고 해라”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에스더 위원장은 당무감사 결과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이번 당무감사가 특히 기대되는 건 과학적인 수치를 갖고 이뤄진다는 점”이라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정당,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객관적인 기준으로 계속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의 행정타운 연제구는 누가 맡나?
연제구도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의 국회 입성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원외지구당이 된 이곳은 현 위원장인 김희정 전 의원과 이주환 전 부산시의원의 대결로 압축된다.
이주환 전 시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김희정 전 의원과 당내 공천을 두고 한바탕 승부를 벌였다. 승부는 김 전 의원의 승리였지만, 김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에게 패하면서 자유한국당에서 연제구는 원외지구당이 되고 말았다.
당무감사가 진행되는 것과 더불어 여기에서도 주목되는 변화가 생겼다. 이주환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이다. 당협위원장 재선임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 이 전 시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자 김희정 전 의원도 이에 자극을 받아 조직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무감사를 지켜보는 이주환 위원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 위원장은 “당무감사 기간 동안 중앙당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실시하는 현 당원협의회에 대한 여론조사가 있었다. 전화를 받았다며 내게 얘기를 전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에서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을 강하게 느꼈다”면서 “정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더라도 이번 기회에 혁신을 주저한다면 자유한국당 보수진영은 미래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주공산이 된 부산진구갑의 주인은?
최근까지 나성린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부산진구갑은 현재 무주공산의 처지에 놓였다. 나 전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정계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서 패하며 자신의 정치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했다.
부산진구갑 위원장으로는 나 전 의원과 건곡일척에 가까운 승부를 펼친 정근 온종합병원 원장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정근 원장은 그린닥터스 이사장 등을 맡으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쳐, 지역에서 인지도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각에서는 정근 원장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정근 원장이 이른바 ‘친홍(친홍준표)’ 그룹에 발을 디딘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정 원장은 홍준표 대표의 최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과 사석에서 호형호재를 할 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커다란 변수가 없다면 당협위원장을 맡을 게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정근 원장은 자신의 거취보다는 당의 장래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정 원장은 “자유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지지를 받으려면 개혁과 혁신으로 거듭나야한다. 특히 개혁과 혁신의 속도를 늦추지 말고 더욱 세차게 담금질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