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도 띄워야 뜬다
이렇듯 쌓다, 올리다, 많다 등의 의미를 가진 ‘모리’라는 말이 최근 헤어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 헤어스타일은 일본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모발을 과장되게 부풀리면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것이 소악마계, 공주계 등으로 불리는 패션 부류의 여성들이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춰 변형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화되었다. 지금은 마리앙투와네트의 정원 쌓기, 오후 3시의 스트로베리 케익 쌓기, 플라잉 불사조 쌓기 등 스타일마다 이름을 붙이고 데코 아이템을 머리 위에 얹는 등 마치 로코코 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헤어가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독특하다 못해 예술의 경지에 오른 듯한 이 헤어스타일은 하마자키 아유미와 고다 구미로 대표되는 갸르(Girl의 일본식 발음) 패션을 동경하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헤어스타일이 현실성 없어 보인다고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것 같다. 한국에서도 이미 일반화된 스모키 메이크업과 데코 네일, 스키니 진을 몇 년 전부터 유행시킨 것도 바로 그녀들이니까 말이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