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사회 개최 ‘찬성 9·반대 4’ 상생협의 가결 / 상인회, “상인회장 상생협의 협상에 힘 실어줘야”
양평물맑은상인회가 양평 롯데마트가 2012년 3월 건축 허가를 받은지 6년여만에 상생협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최근 완공된 롯데마트 양평점 건물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회장 고건덕)가 롯데마트와 상생협의를 시작하기로 의결했다.
13일 시장쉼터 2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이사회의 이번 의결은 롯데마트 양평점이 2012년 3월 건축 허가를 받은지 6년여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날 상인회는 이사회에 앞서 고문과 자문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안보고 및 간담회를 가졌고, 이어 개최한 이사회에서 무기명 표결 결과 찬성 9명·반대 4명으로 롯데마트 상생협의의 건을 가결시켰다.
고건덕 상인회장은 앞서 간담회에서 “사익보다는 공익을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 주민 80% 이상이 롯데마트 입점을 찬성하고 있는데 더 이상 반대만 할 수는 없다”면서, “상생협의를 할 수 있도록 고문과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상인회 총회를 1월 이후로 미루는 것에 합의하고, 현 집행부가 내년 총회 전에 상생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복수의 이사들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반대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결국 표결로 의결하게 됐다.
이처럼 상인회가 입점반대 기조를 유지하다 찬성으로 돌아선 데에는 롯데마트 건물이 완공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일 롯데마트 건축주가 상인회장과 상인회를 상대로 1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간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12개 시장 상생협약 체결
“‘상생협의’,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하는 방안 강구하라는 취지”
상인회 이사 A씨는 “롯데마트와 상생협의에 나서기로 결정한 상인회장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최근 5년간 전통시장 반경 1km이내에서 롯데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지역은 시흥, 김해, 아산, 거제, 마산, 서울영등포구 등 12개 시장에 달한다. 법에서 ‘상생협의’를 규정한 취지는 전통시장 1km이내에 대형마트가 들어올 경우에 전통시장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취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양평점은 2012년 3월 양평읍 공흥리 하나로마트 인근 부지 6천473㎡에 34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대형마트를 건립키로 하고 군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인회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었다.
1997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2010. 11. 24.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500m 범위 내에서 대규모점포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는 규정이 2013. 11. 23.까지 유효한 한시법으로 신설됐다. 당시 이곳 부지는 800m 떨어져 있어 이 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
하지만 2011. 6. 30. 이 제한 규정이 1km로 확대되면서 양평군이 건축허가시 ‘양평군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심의 후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을 하여야 건축물 착공신고가 가능하다’는 특별허가조건을 붙였고, 2016. 12. 30. 건축 재개를 허용하면서도 ‘대규모점포 개설 등록 후 건축물 사용승인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특별허가조건을 붙이는 등 꼬이기 시작했다.
양평 물맑은시장 상인회장과 상인회 ‘10억대 손해배상 피소’
롯데마트 건축주 ‘상인회장 막무가내 협의 거부’로 ‘수십억 손해’
“고건덕 회장 사퇴하면 시장상인회는 소송 당사자에서 제외될 것”
이후 공사가 중단된 지 4년만인 지난 해 12월 양평군수와 상인회, 롯데마트, 건축주, 소비자단체 등이 만난 자리에서 상생협의를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상인회 역시 이에 동의해 건축주는 당초 건축비용에 추가로 40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완공했다.
하지만 상인회가 상생협의를 거부하면서 건물 준공에 난항을 겪고 있는 건축주가 추가 건축비 등 손해 본 금액 80억여원의 일부인 1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상인회장과 상인회를 상대로 제기하면서 법적분쟁이 시작됐다.
롯데마트 건축주는 “상인회장만 소송을 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상인회를 함께 제소하게 된 것”이라면서, “상인회장이 물러나면 상인회는 소송을 취하하고 고 회장만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고 회장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모양새다.
한편 이사회의 상생협의 의결에 일부 상인들이 반대 움직임을 보이자, 상인회와 주민들 사이에서 “이제 그만 상인회를 흔드는 것을 멈추고 상인회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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