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팔공산 산행 1번지는 따로 있다. 바로 팔공산 남동릉 허리께에 솟은 관봉(850m)이다. 흔히 갓바위라 일컫는 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이 있는 이곳은 팔공산의 명소다. 하루 반나절만 투자하면 호쾌한 관봉 정상 전망과 함께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범물동에서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갓바위행 104번 좌석버스에 몸을 실어보자.
행정구역상 갓바위가 위치해 있는 관봉 정상은 경북 경산시에 속한다. 하지만 교통여건은 대구에서 출발,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하차해 관암사를 거쳐 오르는 길이 가장 가깝고 또 편리하다. 버스 종점인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갓바위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 거리. 갓바위에 오른 후, 갓바위 소속 사찰인 선본사 용왕각을 둘러본 후, 갓바위를 거쳐 버스 종점인 능성동 집단시설지구로 돌아오는 코스가 초보자에겐 무난하다.
먼저 갓바위로 이어지는 1천5백여 개의 돌계단이 시작되는 관암사로 간다. 20여 분이면 도착하는 관암사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 후, 고된 갓바위 계단길 등정에 나선다. 어른 걸음으로 40여 분이면 관봉 정상, 갓바위 불상 앞에 서게 된다. 정성으로 기도하는 사람의 소원 가운데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갓바위 불상은 머리에 두께 15cm 정도의 평평한 돌 하나를 갓처럼 쓰고 있다.
갓바위 부처를 뒤로하고 갓바위 소속 사찰인 선본사로 간다. 심한 내리막길을 10여분 가면 선본사 1km 위의 용왕각. 산 중턱 아래에 있는 선본사까지 가도 좋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단지 산행이 목적이라면 용왕각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용왕각은 작은 암자지만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양을 제공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멀건 국 한 그릇에 짠 깍두기 반찬 하나지만 힘들여 산을 오른 사람들에겐 부족함이 없다. 뉘엿뉘엿 해지는 밤길을 가로등 불빛 아래 40여 분 내려와서 버스를 타면 가뿐한 반나절짜리 여행이 끝난다.
▲경산시 와촌면 대한동 ▲좌석버스 104번(범물동-영대네거리-중앙네거리-동대구역)/일반버스 131번(궁전예식장-불로동, 반드시 갓바위행 확인) ▲주요 포인트: 갓바위, 선본사
▶갓바위 입장료 무료, 주차료 대형 2천원, 소형 1천원
▶갓바위 관리사무소 053-983-8586
▶선본사(종무소 053-851-1868): 입장료 무료, 점심공양 무료, 홈페이지 www.seonbon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