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연고로 한 첫 국가기념일…민주화운동 관련 5번째
1961년 당시 대구 명덕로타리에 세워졌던 2.28학생의거기념탑. 1990년 이후 두류공원으로 확장 이전됐다. 사진=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1960년 이승만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2.28민주운동’ 기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정부는 6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일부 개정안’을 공포, 우리나라 민주운동의 효시인 2.28민주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확정했다.
지난 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고,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6일 공포됐다.
대구시는 2016년 제56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서 국가기념일 지정 추진을 선언한 이후 범시민추진위 구성, 100만인 서명운동 추진, 국민대토론회 등을 통해 전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당시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경북고, 사대부고, 대구고,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대구공고, 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경북여고, 대구여고 등 8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민주운동이다. 이후 타 도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확산돼 3.15의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 대구의 자랑스러운 역사 자산이다.
2.28민주운동은 48번째 국가기념일이 됐다. 민주화운동 관련 국가기념일로는 3.15의거 기념일(2010. 3. 12 지정), 4.19혁명 기념일(1973. 3. 30 지정), 5.18민주화운동 기념일(1997. 5. 9 지정), 6.10민주항쟁기념일(2007. 5. 2 지정)에 이어 5번째가 된다. 대구·경북을 연고로 한 국가기념일은 2.28민주운동이 처음이다.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중앙 주관부처가 정해지고, 기념사업회 주관 기념식에서 정부 행사로 격상돼 전국적인 범위에서 기념식을 거행하게 된다.
올해 국가보훈처 주관 2.28민주운동 기념행사는 정부인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2.28학생의거기념탑에서 민주영령에 대한 참배에 이어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공식 기념식이 열린다.
2.28학생의거기념탑은 1961년 시민과 학생이 자발적으로 명덕로타리에 세웠던 것을 1990년 지금의 두류공원으로 확장·건립한 것으로, 당시 지역 청년들이 표출한 자랑스러운 시민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을 축하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 먼저 2.28찬가 노래비 제막식이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다. 노래비는 미래세대인 청소년층의 관심을 높이고 시민들의 민주의식의 고취, 2.28정신 계승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역 언론계, 경제계 등에서 모금한 건립 후원금 1650만원을 들여 설치된다.
‘2.28찬가’는 김정길 TBC 사장이 작사하고 임우상 전 계명대 음대교수가 작곡했다. 또 반월당 일대에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민주의 횃불 거리행진’이 진행된다. 행사에는 2.28 민주운동에 참여한 지역 8개 고교 재학생 800명이 옛 교복을 입고 반월당에서 기념식 행사장인 대구콘서트하우스까지 행진한다.
대구시는 앞으로 2.28정신을 국채보상운동, 신암선열 국립묘역 지정과 연계해 대구 현창(顯彰)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정신자산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관련 단체와 적극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먼저 2.28민주정신 계승과 확산을 위해 학술문화, 교육홍보, 표창 등의 지원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2.28민주운동기념관 내에 아카이브 구축 확대와 사이버박물관 기능을 강화하고, 청소년 및 시민 대상 아카데미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시민주간과 연계한 시민참여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선양 홍보 사업을 발굴하고, 국내·외 민주화 관련 단체와 교류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영진 시장은 “우리나라 민주운동의 효시인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을 250만 대구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하며, 오늘의 결실이 있기까지 뜻과 역량을 모아 준 정부와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에 대해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신 계승사업, 연구사업, 교육사업, 홍보사업 등을 통해 대구의 빛나는 역사정신문화로 잘 기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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